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바이오와 화장품회사 주식이다.
바이오벤처업계에서 제대혈 치료제로 유명한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는 바이오와 화장품분야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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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
메디포스트는 12일 '세포접착분자(ICAM)-1' 단백질을 활성성분으로 하는 신경질환의 예방·치료용 의약 조성물 특허를 호주에서 취득했다고 밝혔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뉴로스템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며 “향후 파킨슨병, 간질, 경도인지장애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포스트는 이날 화장품사업에도 진출한다고 밝혔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이용한 화장품 ‘셀피움’을 13일부터 판매한다.
셀피움은 클렌저, 토너, 앰플 등 모두 9종으로 출시된다.
양윤선 대표는 “지난 15년 동안 수많은 연구를 통해 탯줄에 담겨 있는 생명 에너지를 순수하고 안정된 형태로 화장품에 담아냈다”며 “프리미엄 성분인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을 합리적 가격으로 출시한 만큼 모든 여성들이 꿈꾸는 피부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디포스트는 양 대표가 2000년 창업한 바이오벤처회사다.
양 대표에게 서울대 의대 수석 졸업, 의사고시 1등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는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자 전문의라는 안정적 직업을 버리고 바이오벤처 창업1세대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양 대표는 바이오벤처업계에서 누나로 통한다. 남성이 대다수인 바이오벤처 업계에서 여성 CEO가 그만큼 드문 것이다. 벤처업계로 시야를 넓혀도 10년 이상 살아남은 여성 기업인은 흔치 않다.
메디포스트는 2000년대 초반 줄기세포 치료제 열풍을 타고 제대혈 보관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술로 바이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뒤 후발 경쟁업체들이 우후준순처럼 생겨나면서 도전을 받기도 했다.
또 제대혈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도 거세게 일었다. 이 때문에 메디포스트는 당시 300억 원에 이르던 매출이 반토막 나는 위기를 맞았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눈을 돌려 메디포스트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2012년 ‘카티스템’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따냈다.
카티스템은 메디포스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올해 2분기 매출 96억 원, 영업이익 9억4400만 원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메디포스트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12일 기준 시가총액 42위에 올라 있다.
메디포스트는 미숙아 희귀 폐질환 줄기세포 치료제 ‘뉴모스템’과 알츠하이머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양 대표는 메디포스트가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화장품사업에도 도전했다.
메디포스트는 이전에 프랑스 화장품을 수입해 유통한 경험은 있지만 바이오기술을 적용한 화장품을 시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대표는 메디포스트의 제대혈사업 관련 논란을 진화하는 데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가 최근 인터넷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제대혈을 치료에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제대혈 유효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포스트는 회사 홈페이지에 반박문을 게재하고 법적 소송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