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500억 원을 쾌척한 아름다운 기부자.’
‘주가가 최고로 올랐을 때 보유주식 전량을 매도한 기업인.'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에 대한 엇갈린 평가다.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지난 21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희망 기념식’에서 창조장을 받았다.
창조장은 과학기술 훈장 중 가장 훈격이 높은 1등급 훈장이다. 2001년 제정돼 36명이 수상자했다. 과학기술 창조장은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강창오 포항공대 석좌교수 등이 수상했으며 천문학자 고 조경철 박사에게도 추서됐다.
정문술 전 회장의 창조장 수상은 벤처업계를 리드한 것과 후진양성을 위해 아낌없는 기부를 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월 KAIST에 215억 원을 기부하는 등 그동안 KAIST에 모두 515억 원을 기부했다. 개인 기부자 가운데 2위다. 1위는 578억 원을 기부한 류근철 박사다. 그 역시 2010년 창조장 수상자다.
정 전 회장은 벤처 1세대로 벤처업계 대부로 꼽힌다. 그는 18년간 중앙정보부에서 근무하고 1983년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을 창업했다. 미래산업은 1999년 한국 기업 최초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2000년 매출 1359억 원, 영업이익 98억 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는 2001년 미래산업 경영권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기고 전격 은퇴했다. 그는 사퇴 이유를 “기업의 경영권은 세습되어서는 안되며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소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도, 주식을 판 돈 어느 것도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는 경영권은 물론 막대한 재산을 상속하지 않고 기부했다. 그는 2001년 KAIST에 300억 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 융합학과인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개설하도록 지원했다.
그가 기부를 약속한 후 반도체 불황으로 미래산업 주가가 떨어졌다. 그러자 KAIST는 주가가 회복되기를 기다렸다가 기부해도 된다고 말했으나 그는 “돈보다 신뢰가 중요하다”며 예정보다 주식을 더 팔아 300억 원을 약속 기한 내에 기부했다.
그는 지난 1월 215억원을 추가기부하며 “재산을 자신에게 상속하지 않고 기부함으로써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나와 약속을 지켰다”며 “돈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도 말했다.
정 전 회장은 기부로 개인 부동산을 모두 처분하고 전세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의 기부행위로 찬사만 받는 것은 아니다. ‘주식 먹튀’라는 비난도 있다. 정치 테마주에 편승해 주식 매매로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2012년 9월 안철수 의원이 대선 출마를 발표하기 직전 미래산업 주가는 치솟았다. 정 전 회장이 안철수 의원을 KAIST 교수로 추천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 전 회장이 ‘안철수의 멘토’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미래산업 주식은 소위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며 며칠 사이 거래량이 삼성전자보다 더 많았다.
정 전 회장은 주가가 최고점(2139원)을 경신한 날 미래산업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미래산업 대표와 사외이사도 주식을 매각했다. 최대주주이자 설립자인 정 전 회장이 상장 후 최고가를 기록한 날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는 점에서 정치테마주를 이용해 수익을 챙겼다는 비난을 받았다.
정 전 회장은 “나는 안철수와 가까운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주가가 작전세력에게 휘둘리는 게 싫어서 주식을 처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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