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6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실질적 자치분권 확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정당공천제는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과 공직후보자의 사전검증이라는 순기능에 비해 정당공천을 둘러싼 금전수수, 중앙 정치인을 향한 충성서약 등 역기능이 많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선거기간에만 정치적 셈법에 따라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이 등장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윤 실장은 “지역에 있는 풀뿌리 단체의 여론을 반영하고 정책적 다양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앙 정치권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세력들이 지방의회까지 장악하는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처럼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도 아래에서는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중앙 정치세력에게 예속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윤 실장은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정책대결을 하거나 지역주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없고 오로지 정치적 구호만 난무하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 상향식 공천제도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향식 공천제도는 각 지역의 당원과 국민이 후보자를 선출해 ‘당 중앙’에 추천하는 제도다. 결국 상향식 공천제도를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최종 공천권은 중앙 정치세력에게 있기 때문에 근본적 혁신방안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윤 실장은 상향식 공천제도를 실시해도 공천을 심사하고 방법을 정하는 단계부터 정당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정책보다는 당리당략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들었다.
- 정당공천 폐지를 시작으로 실질적 지방분권제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지?
“우선적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과정에서 정당이 특정후보자를 지지하는 것 자체를 막는 장치를 두어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교육감 선거를 보면 정당공천제가 폐지됐지만 은연중에 특정색깔이나 기호를 보여 특정 정당을 연상하게끔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현상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윤 실장은 실질적 지방분권제도로 나가기 위해서는 중앙정치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바라봤다. 중앙정부나 정치권의 예속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예산 확보문제 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에 버금가는 자치분권을 공약으로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당정치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최근까지 국회가 공전했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문제점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주민의 의견이 현실적으로 반영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치분권을 향한 실질적 조치들이 선행돼야 한다.”
윤 실장은 “최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계획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 폐지를 공론화해 세부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앞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와 관련한 활동방향을 설명한다면?
“기초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두고 국회에 입법발의안도 내고 토론회도 개최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았다. 2020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으니 21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정책을 알려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은 1970년 태어나 1999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소비자 권리와 시민권익을 위한 정책입안 활동을 전개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