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이 중국 최대 전자결제서비스회사 알리페이와 손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알리페이 결제정산을 대행하고 얻을 수수료 수익이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알리페이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오프라인 결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알리페이의 오프라인 결제시스템을 앞다퉈 들여오고 있다.
◆ 국내은행, 알리페이 결제정산대행 확산될까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알리페이 결제정산 대행사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
|
▲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 관계자는 “알리페이 결제정산 대행서비스를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제공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전자결제서비스 자회사다. 중국 전자결제시장 점유율 48%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결제액만 450조 원에 이른다.
알리페이를 이용하는 중국인 8억2천만 명 가운데 상당수가 스마트폰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알리페이 결제정산대행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한 ‘알리페이월렛’으로 국내 가맹점에서 전자결제할 수 있다. 알리페이월렛을 통해 생성된 일회용 바코드를 가맹점에 보여주고 곧바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방식이다.
결제정산사업을 대행하는 은행은 국내 가맹점에 대금을 먼저 지불한다. 그뒤 알리페이에게 위안화나 달러로 수수료를 포함한 대금을 받는다. 은행들은 수수료 외에도 이 대금을 환전해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0일부터 국내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알리페이 결제정산 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결제승인대행회사인 한국정보통신과 협력해 의류브랜드와 편의점 등으로 알리페이 가맹점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 외에 다른 시중은행들도 하나은행의 뒤를 이어 알리페이의 결제정산을 대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금융과 IT의 융합인 ‘핀테크’사업을 강화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로 알리페이와 제휴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은행도 알리페이의 결제정산 대행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알리페이와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요우커 급증과 유통업계 인프라 확산에 나는 알리페이
국내은행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알리페이의 잠재적 국내수요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고 본다.
국내은행들은 알리페이 결제정산 대행사업을 통해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612만 명이 한국을 찾았다. 2013년보다 40%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20대와 30대가 전체 중국인 관광객 중에서 각각 21.9%와 20.6%를 차지했다. 알리페이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은행들은 백화점과 편의점 등 유통기업들이 알리페이 가맹점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것도 주목한다.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알리페이 사용 빈도가 증가하면서 은행이 얻을 수수료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7개 점포에 알리페이의 오프라인 결제시스템을 설치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서울 명동과 제주도 등 10개 점포에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세븐일레븐은 조만간 영업점 전체에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을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앰배서더호텔도 알리페이 결제서비스를 국내호텔 중 처음으로 시작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금까지 보통 중국 최대 신용카드회사인 유니온페이(은련카드)의 카드를 이용해 전자결제를 했으나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며 “알리페이가 한국에서 오프라인 결제인프라를 갖추게 될 경우 국내 은행 전반으로 결제정산대행서비스가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