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일본 태양광발전시장에서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일본 태양광시장은 대규모 발전소가 아닌 가정용 자가소비 발전설비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회사 OCI파워의 인버터와 전력변환 시스템 기술이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OCI에 따르면 자회사 OCI파워가 일본 태양광발전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OCI파워는 OCI의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여러 자회사 가운데 하나다. 에너지저장장치를 생산하고 태양광발전의 자재 및 금융조달, 공사, 관리 및 운영까지 도맡는 통합 태양광솔루션을 제공한다.
OCI파워는 지난 2월27일부터 3월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19’에 참여해 인버터를 선보이며 일본 태양광시장의 반응을 살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태양광시장은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은 지형적 특성으로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가정 단위의 발전설비 수요가 늘고 있다.
OCI가 일본 태양광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OCI파워가 보유한 사업역량이 일본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1월 OCI파워는 독일 태양광회사 카코의 자회사인 카코뉴에너지의 영업부문을 사들이며 태양광 인버터 제조기술과 전력변환 시스템 기술(PCS)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가정용 통합 태양광솔루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태양광 인버터는 태양광발전에서 생산되는 직류전류를 교류전류로 바꿔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가정용 태양광발전의 주요 설비다.
전력변환 시스템 기술은 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하기 위한 핵심기술로 역시 가정용 태양광발전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기존에 OCI파워가 진행해왔던 통합 태양광솔루션에 카코뉴에너지의 인버터와 에너지저장장치를 더하면 OCI파워는 가정용 태양광발전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다.
OCI파워는 카코뉴에너지의 전력변환 시스템 기술과 OCI의 일체형 기술을 합쳐 단일 설비로 전력변환과 전력저장을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저장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할 공간이 제한되는 가정용 태양광발전에 안성맞춤이다.
OCI의 일본시장 공략은 가정용 발전사업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OCI파워뿐만 아니라 OCI까지 직접 나선다면 일본에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도 진행할 수 있다.
일본 태양광시장이 소규모 발전설비 중심의 시장이지만 대규모 발전소의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태양광시장의 잠재적 경쟁자인 LS산전은 앞서 6일 18메가와트(MW) 규모의 하나미즈키 발전소 공사를 끝마쳤다. 이는 LS산전이 일본에 지은 세 번째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다.
OCI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에 탄탄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OCI는 2016년 미국 텍사스주에 70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알라모 프로젝트를 완수했는데 이는 북미 최대의 단일 태양광 프로젝트다.
OCI가 알라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OCI파워와 카코가 함께 인버터와 에너지저장장치 설치를 맡았다.
OCI파워가 카코뉴에너지의 영업부문을 인수한 지금 OCI가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에 착수한다면 자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진다.
OCI는 주력사업인 폴리실리콘이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다각화 사업인 카본케미칼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모두 업황이 좋지 않다. 2018년 영업이익이 1584억 원에 그쳐 2017년보다 43.9%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OCI파워가 일본시장 공략에 성공해 에너지솔루션사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면 OCI는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게 된다.
OCI의 에너지솔루션사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610억 원을 올려 전체 영업이익의 38.5%를 차지했다. 매출 비중이 15.5%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 창출원으로서의 가능성은 보인 셈이다.
OC I관계자는 “OCI는 예전부터 에너지솔루션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사업경험이 풍부하다”며 “OCI파워를 앞세워 국내와 일본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