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지주에게 ‘2.17 합의서’ 수정안을 서면으로 제시할 것을 공식요청했다.
2.17 합의서는 2012년 2월17일 하나금융, 외환은행 노조, 금융위원회가 서명한 합의서다. 하나금융이 인수한 뒤 5년 동안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약속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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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주최한 외환은행 노사간 중재 모임에서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로써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외환 통합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환은행 노조는 20일 “이번 대화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2.17 합의서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하나금융이 수정안을 서면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관련 대화에서 기존 합의서를 토대로 구체적 대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대화가 자칫 법원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협상으로 흘러가면서 두 은행의 통합에 대한 관점차이만 확인할 우려가 있다”며 “대화시작의 출발점이 기존의 합의서인 만큼 이것을 수정하는 새 합의서의 체결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5일과 17일 2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하나금융은 이 과정에서 조기통합의 필요성과 추진과정에 대한 자료를 노조에 제공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 자료가 2.17 합의서 폐기와 조기통합 추구를 전제하고 있다고 보고 수정안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공식 수정안을 제안하는 것이 실질적 대화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존 합의서에 따른 노조와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수정안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외환은행 노조의 제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노조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수정안을 제시할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