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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결제망 개방으로 한국에서도 '페이팔' '알리페이' 출현할까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19-02-26 16: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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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결제망 개방으로 국내에도 '페이팔'이나 '알리페이' 같은 종합 금융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26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국내에서 금융 플랫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결제망 개방으로 한국에서도 '페이팔' '알리페이' 출현할까
▲ 26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국내에서 금융플랫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국내에 도입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로 결제가 이뤄지는 모습.<연합뉴스>

금융위가 25일 내놓은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권 금융결제망 전면 개방, 간편결제 사업자에 소액 후불결제 허용, 새로운 전자금융업 도입 등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각 과제를 위한 관련 법령의 개정을 올해 안으로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혁신방안에 따르면 은행권 금융결제망 개방으로 각 사업자들이 금융데이터를 이용하는 데 장벽이 사라진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각자의 결제망을 이용해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외부 기업에는 개별적 업무협약을 통해 제한된 범위에서만 결제망 접근을 허용했다.

핀테크기업이 앱이나 인터넷으로 결제 시스템을 마련해도 각자 허용된 결제망 내에만 금융데이터 이용이 가능했다. 은행들은 폐쇄적 금융결제망을 기반으로 금융 플랫폼에서 우위를 점해온 것이다.

금융데이터의 장벽이 없어지면 금융시장에서 은행의 주도권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특정 은행의 고객은 해당 은행이 제공하는 뱅킹앱을 통해서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은행의 뱅킹앱 뿐만 아니라 핀테크기업이 개발한 앱을 통해서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결제사업자들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은행이나 카드사 등 결제망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약을 맺어야 했으나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다양한 이용자 기반을 보유한 기업들이 종합 금융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양하고 혁신적 금융 서비스와 금융 플랫폼이 출현하고 금융산업의 경쟁이 크게 촉진될 것”이라며 “고객 중심의 무한경쟁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 간편결제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사업자들이 종합 금융 플랫폼을 놓고 은행과 유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간편결제시장은 2015년 공인인증서제도의 적용이 완화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그동안 결제에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수였으나 법규 개정으로 간편결제에서 공인인증서 없이도 처리가 가능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사용액 규모는 2016년 11조8천억 원에서 2017년 39조9천억 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2018년에는 60조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30여 개 간편결제 서비스가 시장에 나왔고 현재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이 간편결제시장의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각 간편결제 사업자의 이용자 기반도 다양하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등 기기이용자, 네이버페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이용자,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메신저 서비스 이용자 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전자금융업인 종합지급결제업 사업자가 되면 은행와 협약 없이 계좌를 만들 수 있고 핀테크 사업자에게도 소액 신용공여가 허용되는 등 결제 사업자들이 은행, 카드사 등 기존 금융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며 “은행이나 카드사들도 혁신적 서비스로 경쟁하지 않으면 금융 플랫폼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이용자 기반을 둔 사업자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유통을 기반으로 한 알리바바가 알리페이를 통해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한 뒤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까지 발전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기반으로 한 위챗페이까지 합하면 두 간편결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2018년 중국 내 전체 지불방식 가운데 모바일 결제 비중이 78.5%에 이르며 이런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페이팔이 간편결제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도 금융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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