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로비자금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책임정치센터(CRP)가 21일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와 국세청 자료를 참고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18년 미국에서 로비자금으로 모두 312만 달러(약 35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 역대 최대 규모인 350만 달러(약 39억5천만 원)를 쓴 데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책임정치센터는 미국의 정치자금을 전문적으로 추적하고 조사하는 민간단체다.
삼성그룹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전자업종 기업 및 협회 가운데에서 로비자금을 가장 많이 쓴 회사 9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2단계 상승했다.
전자업종에서 삼성그룹보다 로비자금 규모가 큰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718만 달러), 퀄컴(600만 달러), 오라클(547만 달러), 애플(509만 달러), IBM(395만 달러) 등이다.
외국기업 가운데 삼성그룹보다 더 많은 로비자금을 쓴 곳은 독일 지멘스 1곳뿐이다. 인텔(307만 달러), 휴렛패커드(302만 달러), 델(278만 달러) 등이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삼성그룹의 미국 내 로비자금 규모는 트럼프 정부 들어 크게 늘어났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보호무역조치가 늘어난 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미국 정부의 견제를 받는 틈을 타 미국 내 5G통신장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 로비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그룹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2년 동안 로비자금으로 쓴 662만 달러는 오바마 정부 때인 2012~2016년 5년 동안 지출한 604만 달러(약 68억 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