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제2의 저비용항공사 설립 작업이 암초를 만났다.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저비용항공사들이 집단적으로 국토교통부에 반대의사를 전달하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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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 3곳은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지난 19일 정부에 제출했다.
김정식 이스타항공 대표 등 각 저비용항공사 3곳의 대표들은 건의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새 저비용항공사를 출범한다면 소비자가 받는 혜택이 커지는 것보다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면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김해공항이 거점인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의 지분 46%를 보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한 저비용항공사 제2자회사 ‘서울에어(가칭)’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상반기에 서울에어를 설립을 마치고 하반기에 운항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달 초 14명 규모의 태스크포를 구성했고 류광희 전무를 서울에어 대표이사로 발령했다.
기존 저비용항공사 3곳은 아시아나항공이 제2의 저비용항공사를 세울 경우 경쟁이 심화해 수익성만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항공기 조종사 등 관련 인력도 부족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저비용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저비용항공사가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대한항공의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2개 자회사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기존 저비용항공사들이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재2의 저비용항공사가 오히려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전체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싱가포르나 일본 등의 대형 항공사들도 저비용항공사 자회사를 여럿 두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외 저비용항공사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마당에 국내 회사들이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더 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이 아직 제2의 저비용항공사의 면허를 신청하지 않았으며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면허발급위원회를 열어 허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