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사장이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코퍼레이션)를 인수해 효성의 수입차사업을 확대한다.
FMK는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공식판매사다. 효성은 메르세데스벤츠·토요타·렉서스 등 수입차 판매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고급 스포츠카로 차종을 다변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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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사장 |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최근 FMK 지분 100%를 2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은 수입차 판매로 2013년 487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효성은 2004년 메르세데스벤츠를 판매하는 더클래스효성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효성토요타(토요타), 2010년 더프리미엄효성(렉서스)을 설립해 수입차 판매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페라리와 마세라티가 추가됐다. 페라리와 마세라티는 대당 억대를 호가하는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다. 급성장하는 고급 스포츠카시장에 효성이 매력을 느끼고 스포츠카 판매회사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로 효성은 다양한 수입차종을 판매하는 ‘메가 딜러’로서 위상을 높이게 됐다. 메가 딜러는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는 수입차 판매회사로 수입차 본사와 협상력이 높고 판매와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효성은 그동안 독일과 일본차를 판매해 왔는데 페라리와 마세라티가 추가돼 취급하는 수입차 국적을 다변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페라리와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브랜드다.
페라리와 마세라티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되지 않아 정확한 판매량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수입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페라리는 56대, 마세라티는 304대가 신규등록됐다. 두 브랜드 신규등록대수 합계는 360대로 2013년 89대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마세라티의 인기차종 기블리가 285대로 마세라티 신규등록의 93.7%를 차지했다. 움베르토 마리아치니 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은 마세라티 글로벌 성장 목표 달성의 핵심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조 사장이 효성과 마세라티 본사의 합작을 이끌어 내 마세라티코리아 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세라티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판매회사를 선정하고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문에 효성과 마세라티라 위험부담과 비용을 나누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효성 관계자는 “이제 지분인수를 막 결정한 단계이며 사업전개에 대해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조현준 사장은 효성 전략본부장으로서 효성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책임진다. 조 사장은 지난달 전략본부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경영혁신팀·신사업팀·사회공헌팀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효성의 수입차사업 확대는 조 사장의 작품이라고 해석한다.
FMK 모기업인 동아원의 이희상 회장이 조 사장의 장인이라는 점 역시 이번 인수가 조 사장 뜻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일부에서 효성이 동아원 재무구조 개선을 도와준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하지만 효성은 수입차사업 확대 목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인수배경에 수입차사업을 강화하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효성의 주력사업인 섬유와 소재사업도 자동차산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수입차 판매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주력사업 분야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효성은 타이어 소재인 타이어코드와 에어백·안전벨트 소재 세계시장 점유율 1위다. 또 최근 효성의 탄소섬유인 탄섬을 적용한 컨셉트카 인트라도가 세계 최대 복합재료 전시회인 JEC유럽 2015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