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주주총회장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놓고 예년과 달리 일부 반대의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는 데 대해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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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갑한 현대차 사장 |
윤갑한 현대차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놓고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대주주가 생겨나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의 주주총회가 13일 열린다. 현대글로비스는 20일 주주총회를 연다.
현대차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윤갑한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현대차 지분 0.14%를 보유하고 있는 브레인자산운용은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안건과 윤갑한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레인자산운용은 “감정가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한전부지를 취득함으로써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초래했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레인자산운용은 윤갑한 사장에 대해 “한전부지 고가매입 의사 결정 당시 사내이사로 재직했다”며 “앞으로 회사의 이익 및 주주 보호의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상당한 의문이 제기돼 재선임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투자자나 브레인자산운용처럼 그룹 계열사로 묶이지 않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반대의견이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한전부지 고가매입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이사선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인자산운용과 달리 현대차 지분 0.40%를 보유한 신영자산운용은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주주의 이익을 저해할 만한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지분 0.43%를 보유하고 있는 메트라이프생명보험, 0.008%를 소유하고 있는 플러스자산운용, 0.002%를 보유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도 찬성의견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13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인데 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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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서스틴베스트는 10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제철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견을 내놨다. 서스틴베스트는 정 부회장이 기업가치를 훼손한 적이 있고 여러 기업의 이사직을 과도하게 겸임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스틴베스트는 여러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계약을 맺고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주고 자문을 제공하는 연구기관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차, 현대제철, 기아차 등 6개 회사에서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며 “과도한 겸임 등의 문제로 사내이사 적격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부당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의결권을 행사할지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20.78%)에 이은 현대차의 2대주주로 현대차 지분 7.01%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0여 주주총회의 안건에 대해 외부에 자문을 의뢰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나란히 불참했는데 올해 참석할 지도 관심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