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박지우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을 KB캐피탈 사장에 내정했다.
박 내정자는 지난해 KB금융사태와 관련해 경징계 처분을 받은 뒤 부행장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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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내정자 |
박 내정자가 퇴임한 지 석달도 안돼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하자 KB금융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5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박 내정자를 신임 KB캐피탈 사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은 “박 내정자는 카드와 은행영업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며 “KB캐피탈 사장을 맡아 적극적인 영업확장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겸손한 마음으로 KB금융지주와 다른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KB금융 조직융합과 미래의 신사업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지난해 KB금융사태 당시 국민은행 부행장을 지냈으며 이사회 업무도 맡았다. 이 때문에 KB금융 안팎에서 박 내정자도 KB금융사태와 관련해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내정자는 이건호 행장이 KB금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9월 행장에서 사퇴한 뒤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박 내정자는 금융감독원이 KB금융 사태 관계자들을 제재하는 과정에서 중징계 처분이 예고됐다가 경징계인 ‘주의’ 처분으로 경감됐다.
박 내정자는 지난해 12월30일 KB금융 연말인사에서 국민은행 부행장에서 물러났다.
금융권에서 박 내정자의 KB캐피탈 사장 선임을 두고 서강금융인회(서금회) 회장을 맡았던 점이 고려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선임으로 촉발된 서강금융인회 논란이 다시 일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사태 관련자들이 대부분 회사에서 물러났는데 박 내정자가 퇴임한 지 석달도 안돼 복귀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며 “서강금융인회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KB금융 사태 때 경징계를 받긴 했으나 내부에서 경험과 영업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라며 “서강금융인회가 정치적으로 주목을 받은 뒤에는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내정자는 서강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국민은행에 입사했다. 그뒤 투자신용상품장과 온라인채널본부장을 거쳐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을 맡았다.
박 내정자는 2011년 국민카드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2013년까지 일했으며 국민은행으로 복귀해 고객만족본부와 신용카드부문 부행장을 지냈다.
KB금융은 3월 말 주주총회에서 박 내정자의 공식취임을 확정한다. 임기는 1년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