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역과 분야를 넓히며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진출 지역과 진출분야의 확대도 가속화하고 있다.
그동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부 아프리카 2개국, 르완다,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에 집중됐던 해외 진출의 대상 지역을 동남아, 유럽 등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진출 분야 역시 통신뿐 아니라 미디어·광고분야, 의료분야 등으로 넓혀 나가고 있다.
KT는 12일 자회사 나스미디어가 태국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나스미디어는 모바일·온라인 광고, 디지털 마케팅 등 업무를 수행하는 디지털 미디어렙이다.
태국은 일일 소셜 미디어 이용시간에서 세계 4위를 차지하는 등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나스미디어의 태국 법인 설립이 동남아 디지털 마케팅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8일 필리핀의 현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컨버지ICT솔루션즈와 530억 원 규모의 광케이블망 구축사업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섬이자 수도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섬 전역을 대상으로 한다.
또다른 자회사 KTSAT도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KTSAT는 6월26일부터 28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8 커뮤닉아시아’에 단독 전시관을 열고 2018년에 무궁화위성 7호와 5호A를 활용한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무궁화위성 7호와 5호A는 2017년 발사된 인공위성으로 인도네시아 상공에 위치해 있다.
두 위성을 통해 동남아 지역에서 중계기 임대 서비스와 근해 초고속 무제한 해양 위성통신(R-MVSAT)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유럽시장으로 진출하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KT는 7월 독일의 알비스엘콘과 기가인터넷 솔루션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알비스엘콘은 전 세계 40개 나라의 100여 개 통신 사업자들에게 약 1300만 개의 통신장비와 시스템을 판매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다.
유럽에 오래된 건물이 많아 광케이블 구축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구리선에서 광케이블급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가 와이어’기술을 활용해 유럽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의료 서비스분야에서도 국내 의료시설과 협력하여 유럽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6월 분당서울대병원과 손잡고 모스크바 제1병원에 KT가 개발한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러시안 레일웨이즈와 합의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철도운송회사인 러시안 레일웨이즈는 러시아 전역에 173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KT는 앞으로 모스크바 제1병원과 지방병원 5곳에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과 솔루션을 구축하는 한편 열차에 탑승한 승객에게 병원에서 바로 원격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베리아 횡단열차에도 병원과 동일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KT는 해외 매출 규모를 2020년까지 2조 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2016년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2015년 7500억 원 수준이었던 KT그룹의 해외 매출을 2020년까지 2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