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8-01 16:36:34
확대축소
공유하기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브랜드 통합 등 과감한 변화를 꾀할까?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비용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보인다.
▲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LG전자가 계속되는 스마트폰사업 부진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하반기에 스마트폰사업에서 물량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동명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플랫폼을 축소하는 등 비용 절감에 힘쓰다 보니 스마트폰 전체 매출 규모가 줄었다”며 “하반기에는 공격적으로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일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마저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을 반등하기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0.3% 줄었고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20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통합하는 등 더욱 과감하게 비용구조를 손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전자가 100달러 이하 저가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등 플랫폼 축소를 꾀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의 통합이 비용 절감이라는 점에서 보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전자가 스마트폰 브랜드를 손본다는 관측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LG전자가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에 내놓는 G와 V시리즈의 차별성이 크지 않은 데다 이를 통합하면 연구개발비용이나 부품 구입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 프리미엄을 개발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전체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필요하다면 LG전자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름인 G와 V시리즈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사업에서 매출 2조723억 원, 영업손실 1854억 원을 내며 13분기 연속 적자를 봤다. 마케팅비용이 커진 반면 이에 따른 판매 증대 효과는 미미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부품 공용화, 플랫폼 축소 등을 통해 투입 비용을 줄이고 임직원을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왔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게다가 매출은 계속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분기 기준 적정 매출 규모를 2조3천억 원~2조4천억 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분기당 매출은 2조2천억 원을 넘기지 못했다.
LG전자는 단기적 실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적 사업 체질을 개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서둘러 흑자를 보려는 전략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업 체질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사업 적자는 LG전자에 지속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누적 손실이 7천억 원을 넘는 데다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G7씽큐’를 출시하며 방탄소년단을 기용하는 과감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가전사업에서 번 돈으로 스마트폰사업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는 한탄이 나올만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