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과정에 관여했던 원로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오찬간담회를 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뿐 아니라 그것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원로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며 “원로 자문위원님들께서도 국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로자문단 단장을 맡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000년 첫 정상회담의 경험을 나눴다.
임 장관은 “정상회담 전에 예비회담이 꼭 필요하다”며 “합의문 초안을 북에 미리 전달했더니 북으로부터 회담의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홍석현 자문위원은 의전과 행사보다 성과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사전협의, 미국과 정책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핵화와 관련한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박지원 자문위원은 “비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김정은 위원장의 실천이 중요하다”며 “핵폐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니 인내하며 안전운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원탁 자문위원은 북한 비핵화 이후 남과 북 사이에 군사균형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미리 태도를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희 자문위원은 남북회담에서 비핵화를 끌어내는 것이 큰 성과라면서 인천, 개성, 서해를 엮는 경제클러스터를 제안했다.
종전 선언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재정 자문위원은 남북이 절실하게 원하는 종전 선언을 미국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석 정동영 자문위원도 종전 선언과 DMZ 무기 철수, 평양과 서울 대표부 설치를 제안했다.
문정인 자문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남북 정상회담 당일 공동기자회견을 제안했다. 또 내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남북이 만나 국제경제의 큰 판을 만들기를 희망했다.
김정수 자문위원은 남북 영부인이 여성 삶의 질을 개선하고 한반도 아동권리를 신장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정세현 자문위원은 정상회담에서 홍보의 중요성이 60%라며 언론과 국민에게 회담을 어떻게 전할지 준비해야 한다고 봤다.
이홍구 자문위원은 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 남과 북이 한민족으로서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에게는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지금처럼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협상가가 될 것을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미국과 북한이 회담을 놓고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며 “이를 좁히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다양한 양자, 다자 회담에서도 원로 자문단 여러분의 경륜과 지혜를 널리 구한다”고 부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