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가 하나은행과 조기통합을 놓고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하나금융지주가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가 설문조사 결과 조기통합에 반대한 응답자가 월등이 높았다고 발표하자 하나금융은 설문조사의 의미를 깎아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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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이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노사합의를 강조하고 나서자 하나금융지주에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차짓 조기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은행 노조 전 직원 7079명을 대상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666명의 응답자 가운데 88.1%가 조기통합에 반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9일부터 저녁부터 20일 아침 사이에 진행됐다. 응답률은 52%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총회도 회사 측이 방해해 무산된 일이 있어 이번 설문조사도 같은 일이 일어날까 우려돼 모바일 무기명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이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조기통합 반대의견이 우세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깎아내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응답률이 52%에 불과해 설문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설문문항도 대답이 편향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성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또 설문조사가 매우 짧은 시간에 진행된 점을 들어 조사결과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설문조사를 한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밝혀 회사가 직접 조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에 대해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강요한다든지 하면 노사대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진정성있는 대화 없이 금융당국에 합병승인 신청을 한다면 투쟁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