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시장상황 오판, 수입차 공세, 연비논란, 사업구조 문제, 고용문제 등으로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고 일본언론이 진단했다.
이 매체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리더십이 현대차의 난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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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일본 경제매체 니케이아시안리뷰가 24일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에서 이중고에 직면했다”며 “한국의 대표 완성차회사가 혼란스러운 전략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합작회사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를 통해 다량의 택시 물량을 확보하면서 빠른 속도로 판매를 늘렸다. 하지만 사드배치로 반한감정이 커지면서 현대차는 올해들어 극심한 판매부진에 빠졌는데 중국 국영기업인 베이징자동차도 보호막이 되지 못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전략적 실수 탓에 판매부진을 겪게 된 것이라고 니케이아시아리뷰는 봤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수년 전부터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면서 수입차 공세에 대비해 경쟁력을 갖춰왔다. 이에 따라 일본 완성차회사는 중국 고급차시장으로 눈을 돌려 고급차 제품군을 강화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모호한 차급에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국내에서는 수입차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이 매체는 파악했다.
니케이아시안리뷰는 “부모 세대가 충성심으로 현대차를 사는 것과 달리 한국의 젊은층은 수입차를 선호한다”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독일 수입차들은 한국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젊은층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수입차 공세는 현대차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까지 경유차를 퇴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그때가 되면 독일 수입차가 영향을 받겠지만 지금은 수입차가 현대차의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연비과장 논란을 일으킨 점도 최근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에서 2011~2013년형 13개 차종의 연비를 과장해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2년 1억 달러 상당의 벌금을 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니케이아시안리뷰에 “현대차는 연비과장 논란을 일으킨 이후에 미국에서 판매정체를 겪게 됐다”며 “같은 차급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차를 만든다고 자랑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회사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경쟁력을 키워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니케이아시안리뷰는 봤다.
하지만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매체에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와 현대차와 기아차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산업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업구조를 갖춰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노조문제도 현대차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혔다.
니케이아시아리뷰는 “현대차의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는 강성 노조”라며 “송호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저서에서 현대차의 낮은 생산성은 높은 임금을 받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 노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송 교수는 저서 ‘가지 않은 길’에서 “울산 공장에 가면 여러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있어 울산 공장의 생산성이 가장 낮다”며 “그럼에도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외국 공장의 높은 생산성을 편취하고 국내 작은 공장들의 생산성에 편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6월 문 대통령과 동행한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코나 공개행사에서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한 점을 언급하면서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정 부회장의 역할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정 부회장이 현대차가 직면한 도전들은 언제쯤 해결할 수 있을지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며 “하지만 그가 산업의 변화를 이해하고 고객친화적인 접근방식을 보유한 사람이라는 점을 그의 리더십이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