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SK케미칼 지주사체제 전환으로 앞으로 계열분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최 부회장이 지주회사의 지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
▲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최 부회장은 1분기 말 기준으로 SK케미칼의 지분을 17% 보유하고 있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하면 최 부회장 등 지배주주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으로 20.68%까지 오른다. SK케미칼이 자사주 8%까지 소각하고 나면 최 부회장 등 지배주주의 지분은 22.5%로 확대된다.
최 부회장 등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한 뒤 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식으로 지분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SK케미칼홀딩스가 SK케미칼의 지분을 20% 넘게 확보하면서 지주사 요건을 넉넉하게 충족할 수 있게 된다.
SK케미칼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고 나면 최 부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SK케미칼홀딩스의 지분율을 더욱 끌어올리려고 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확보해둔 SK건설 지분 매각대금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SK건설 지분 4.45%를 모두 팔면서 약 518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뒀는데 이 돈으로 SK케미칼홀딩스 지분을 더 사들일 수 있다.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을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점을 놓고 SK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SK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던 SK건설 지분을 처분하면 SK그룹에서 계열분리하는 데 최대 걸림돌을 치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SK케미칼이 SK그룹에서 계열분리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의 지분은 1분기말 기준으로 SK가 44.48%, SK케미칼이 28.25%를 보유하고 있다. SK케미칼이 SK건설 지분을 더 확보해 자회사로 삼기에는 자금력이 떨어지는 만큼 SK케미칼이 SK건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
|
|
▲ 최태원 SK그룹 회장. |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자회사 말고 다른 계열사의 지분은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SK케미칼이 SK건설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SK가스→SK디앤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강화하며 SK그룹에서 사실상 10년 넘게 독자경영을 해왔다.
재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동안 최 부회장의 경영에 간섭을 하지 않았던 점을 미뤄봤을 때 SK케미칼이 SK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최 회장은 2월 초 허완구 승산 회장의 빈소에서 “지분관계가 전혀 없으면서도 SK 브랜드를 사용하는 느슨한 연대형태의 지배구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10월27일 주주총회를 열고 SK케미칼의 인적분할 안건을 다루기로 했다.
원안대로 안건이 통과되면 SK케미칼은 12월1일 투자회사 SK케미칼홀딩스(가칭)와 사업회사 SK케미칼(가칭)으로 나뉜다. SK케미칼홀딩스와 SK케미칼의 분할비율은 48대52다. SK케미칼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올라서서 SK케미칼과 SK가스를 자회사로 거느리면서 지배구조개편이 마무리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