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9월] 이재명 지지율 하락세, '대통령의 시간' 1년 남았다

▲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각) 파리 오를리 공항 공군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지지율) 비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8월1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고비로 지지율 하락이 본격화했고, 이제는 모든 여론조사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두고 여러 진단이 나온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부진이 작용했을 터이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도 컸다. 근본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 또는 실망감 확산을 근본적 이유로 꼽는 이들도 있다.

지지율 하락세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숫자의 흐름이니, 코스피지수 전망과 다를 게 없다. 계속 떨어지거나, 박스권에 갇히거나, 반등하거나. 세 가지 길뿐이다.

우선 계속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사실 ‘결정적 실수’는 아직 없었다.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면 국정운영 동력이 사실상 바닥난다.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인데, 그때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어느 정도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정책적 환경도 그렇게 최악은 아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일은 없어 보인다.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미국 국채금리 변동성 등이 폭발한다면 우리뿐 아니라 미국 시장도 함께 나락을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일정한 한계가 찾아올 것이다. 부동산이 금리를 이긴 적은 없다.

최근 문제가 되는 개각도 조만간 정리될 것이다. 용혜인 장관 후보자 논란은 그의 ‘낙마’로 정리될 것이라는 데 정치권에서 별 이견이 없다. 그는 의원 겸직으로 애초부터 ‘공정의 틀’에 포획됐고, 거기서 빠져나온 정치인은 이제껏 없었다. 청와대가 용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밀어붙일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물론 미국-이란 전쟁 파병이라는 숨은 복병은 있다. 이 대통령이 ‘국익’을 이유로 비전투병 파병을 감행한다면, 지지율은 5%포인트 이상 빠질 수 있다. 보수진영은 환영하겠지만 지지율로 이어질 공산은 낮다. 대신 전통적 지지층은 ‘배신감’을 토로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전 파병보다 훨씬 나쁠 것이다. 파병은 진보진영에 ‘계산’이 아니라 ‘핵심 가치’의 문제이다.

여차저차 해서 이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막을 수는 있을 텐데, 그럼 지지율은 올라갈까.

이 대통령에게는 안 된 일지만, 반전의 계기가 안 보인다. 정책적 성과를 통해 일부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스피가 1만 선을 돌파하고, 주택시장이 안정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국내 경제 전반에 온풍으로 가져온다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일 잘하는 대통령’이 곧바로 ‘좋아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막힌 회로이다.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태도를 봐서 기대난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쪽을 믿지 않으며, 북미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마저 높지 않다. 개헌은 국민의힘이 들어줄 리 만무하다. 현 정부가 곤궁한 처지에서 벗어나도록 국민의힘이 도와주겠는가. 개헌 논의에서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은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실익도 없다.

검찰개혁은 이미 망가져서, 공소청이 제대로 출범한다고 해도 이 대통령의 성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언론개혁, 정치개혁, 법원개혁 등 여러 개혁과제를 이 대통령은 반기지 않는 듯하다. 마오쩌둥 중국 주석은 ‘대난대치’(크게 흔들어 크게 다스린다)라면서 정치적 충격을 통치 수단으로 삼았지만, 이 대통령은 판을 흔드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결국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30%대 지지율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그런 ‘무난한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사고는 터지게 마련이고, 이재명 정부는 수습에 나설 것이다. 수습 과정과 결과에 따라 지지율은 조금씩 오르거나 내릴 것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1년이 지나면 2028년 4월 총선이 반년쯤 남는다. 곧바로 총선 국면이다. 임기 2년 남은 대통령이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지지율 30%대로 임기 내리막인 대통령이 공천에 영향력이라도 행사할 수 있을까. 여기에 2028년 4월 총선은 2년 뒤인 2030년 3월 실시될 제22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다. 모든 정치진영이 사력을 다해 싸운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이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명픽’임이 명확한 김민석 대표는 득표에서 겨우 절반을 넘겼다. ‘반명’으로 낙인 찍혔던 정청래 전 대표는 45.92%를 득표했다. 2024년 총선에서 비명계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떨어지는 ‘비명횡사’가 않았는데, 2028년 총선에서 ‘친명횡사’가 대세가 되지 않을까. 여러 모로 이 대통령에게 괴로운 임기 후반이 될 것이다. 안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