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소비자 분쟁 관리 실태를 직접 들여다보면서 보험사들이 민원·분쟁 관리의 고삐를 죈다.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분쟁 접수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데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관련 제도 변화까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선제적 분쟁 관리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보험업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 데다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소비자와 이해관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단순히 분쟁 건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정당한 보험금 지급과 소비자보호 사이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부터 보험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보험 부서 합동 릴레이식 분쟁 현장 신속처리반’을 꾸리고 보험사들의 분쟁 처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10월까지 생명보험사 4곳과 손해보험사 10곳 등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금융당국은 최근 정기검사를 받은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 폭넓게 점검 대상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지만 ‘분쟁 신속처리반’ 형태로 여러 보험사를 살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보험업계 분쟁 건수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분쟁 접수 건수는 1만54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3건(47.8%) 증가했다. 상반기 분쟁 처리 건수도 1만4062건(이전 접수건 포함)으로 1년 전보다 2832건(25.2%) 늘었지만 접수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분쟁은 보험금 지급 등과 관련해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 이견이 발생해 금감원의 조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일반적인 질의·불편사항 등을 포함하는 민원과 차이가 있다.
시장에서는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한 점과 고령화로 보험금 청구 건수가 많아진 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분쟁 접수 문턱이 낮아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바라본다.
앞으로도 보험 분쟁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보험금 누수와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제도 변화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 등 과거 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해 이용 횟수 등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보험에서도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받으려면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이른바 ‘8주 룰’이 전날부터 시행됐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취지지만 보험금 지급 기준과 절차가 달라지는 만큼 시행 초기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이번 현장점검에는 분쟁 전담 인력뿐 아니라 자동차보험·실손보험 등 상품 감독 및 제도 담당 인력도 참여했다. 관련 제도 시행 이후 현장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보험사들의 자체적 분쟁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로부터 분쟁 유발 요인 제거 방안과 발생 추이 분석, 관리 목표 등을 담은 ‘분쟁 민원 관리 전략’을 제출받아 자체적으로 분쟁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감축 목표와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분쟁 처리 효율화를 목표로 처리체계도 개편됐다.
금융당국은 7월부터 분쟁 소지가 적은 단순·비분쟁성 민원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처리하고 금감원은 불법·불건전 영업행위나 보험약관 등과 관련한 분쟁성 민원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담했다. 9월부터는 협회가 처리하는 민원 범위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체 분쟁 예방과 금융당국의 빠른 분쟁 처리라는 두 방향에서 보험 소비자보호가 강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쟁 접수가 늘어난 것을 두고 보험사의 소비자보호 수준이 나빠졌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민원이나 분쟁 접수 건수 증가는 오히려 AI 활용 확대 등으로 소비자들의 접수 문턱이 낮아지며 발생한 긍정적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점검에서 소비자 피해 등 문제점이 발견되면 빠르게 시정 조치하고 피해 구제에 나서기로 했다. 이달 중 신속처리반을 통해 적체된 소비자 분쟁 해소에도 나서는 만큼 보험업계에서도 분쟁·민원을 사전에 줄이기 위한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특정 보험사에서 분쟁이 많이 발생해 금감원이 현장 실사를 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분쟁 및 민원 건수 자체는 보험사들도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분쟁·민원 감소와 소비자보호를 목표로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분쟁 접수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데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관련 제도 변화까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선제적 분쟁 관리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현장점검을 진행하며 분쟁 관리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보험업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 데다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소비자와 이해관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단순히 분쟁 건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정당한 보험금 지급과 소비자보호 사이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부터 보험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보험 부서 합동 릴레이식 분쟁 현장 신속처리반’을 꾸리고 보험사들의 분쟁 처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10월까지 생명보험사 4곳과 손해보험사 10곳 등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금융당국은 최근 정기검사를 받은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고 폭넓게 점검 대상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지만 ‘분쟁 신속처리반’ 형태로 여러 보험사를 살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보험업계 분쟁 건수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분쟁 접수 건수는 1만54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3건(47.8%) 증가했다. 상반기 분쟁 처리 건수도 1만4062건(이전 접수건 포함)으로 1년 전보다 2832건(25.2%) 늘었지만 접수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분쟁은 보험금 지급 등과 관련해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 이견이 발생해 금감원의 조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일반적인 질의·불편사항 등을 포함하는 민원과 차이가 있다.
시장에서는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한 점과 고령화로 보험금 청구 건수가 많아진 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면서 소비자들의 분쟁 접수 문턱이 낮아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바라본다.
앞으로도 보험 분쟁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보험금 누수와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제도 변화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 등 과거 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해 이용 횟수 등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보험에서도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받으려면 추가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이른바 ‘8주 룰’이 전날부터 시행됐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취지지만 보험금 지급 기준과 절차가 달라지는 만큼 시행 초기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 분쟁이 늘어날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이번 현장점검에는 분쟁 전담 인력뿐 아니라 자동차보험·실손보험 등 상품 감독 및 제도 담당 인력도 참여했다. 관련 제도 시행 이후 현장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보험사들의 자체적 분쟁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로부터 분쟁 유발 요인 제거 방안과 발생 추이 분석, 관리 목표 등을 담은 ‘분쟁 민원 관리 전략’을 제출받아 자체적으로 분쟁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감축 목표와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 보험업계는 각 회사와 협회 차원에서 소비자 민원과 분쟁 감소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2일 손해보험협회 통합민원센터 개소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손해보험협회>
분쟁 처리 효율화를 목표로 처리체계도 개편됐다.
금융당국은 7월부터 분쟁 소지가 적은 단순·비분쟁성 민원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처리하고 금감원은 불법·불건전 영업행위나 보험약관 등과 관련한 분쟁성 민원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분담했다. 9월부터는 협회가 처리하는 민원 범위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체 분쟁 예방과 금융당국의 빠른 분쟁 처리라는 두 방향에서 보험 소비자보호가 강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쟁 접수가 늘어난 것을 두고 보험사의 소비자보호 수준이 나빠졌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민원이나 분쟁 접수 건수 증가는 오히려 AI 활용 확대 등으로 소비자들의 접수 문턱이 낮아지며 발생한 긍정적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점검에서 소비자 피해 등 문제점이 발견되면 빠르게 시정 조치하고 피해 구제에 나서기로 했다. 이달 중 신속처리반을 통해 적체된 소비자 분쟁 해소에도 나서는 만큼 보험업계에서도 분쟁·민원을 사전에 줄이기 위한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특정 보험사에서 분쟁이 많이 발생해 금감원이 현장 실사를 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분쟁 및 민원 건수 자체는 보험사들도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분쟁·민원 감소와 소비자보호를 목표로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