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자가 2023년 10월1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데벤스에 있는 핵융합 기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 설비에서 핵융합 반응기 토카막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핵융합 반응 자체의 과학적 성과는 실험실에서 입증됐지만 상업용 발전소로 전환하려면 발전비용을 낮추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핵융합산업협회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1년 동안 글로벌 투자자가 핵융합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2024년보다 69% 증가한 45억 달러(약 6조 원)라고 보도했다.
이는 연간 투자액 기준 최대 규모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핵융합 발전에 누적 투자액이 140억 달러(약 18조7천억 원)라는 집계도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핵융합 기술을 활용하면 친환경 에너지를 풍부하게 생산할 수 있다”며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바라봤다.
핵융합 발전은 우라늄을 쪼개는 기존 원전(핵분열)과 달리 수소 동위원소의 원자핵을 합성하는 기술로 방사성 폐기물과 폭발 위험이 거의 없고 날씨와 상관없이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장점이 있다.
핵융합 발전은 2022년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실험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연구진은 레이저를 이용해 2.05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의 에너지를 핵융합 연료에 전달해 3.15메가줄의 에너지를 얻었다. 일반 가구는 월평균 2천 메가줄의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핵융합 기업은 실험실에서 발전소 규모의 시스템으로 기술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핵융합산업협회(FIA)가 추적하는 관련 기업만 전 세계 50곳 이상이다.
일례로 미국 퍼시픽퓨전은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규모의 실증 시설 건설에 들어갔다. 2030년 가동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캐나다 핵융합 업체인 제너럴퓨전그룹의 그렉 트위니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이미 핵융합은 실험실에서 입증됐다”며 “이제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핵융합 기술의 상용화에는 비용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개발 중인 핵융합 장치는 대부분 세계 최초 수준의 설비로 제작돼 부품 상당수를 주문 제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초기 발전소 건설 비용이 높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핵융합 기업들은 발전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테아에너지는 표준화된 설계를 적용해 설비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기반해 테아에너지는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의 초기 발전비용을 메가와트시(MWh)당 약 145달러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업용 발전소를 5~10기 건설한 뒤에는 발전비용을 MWh당 약 50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이너시아엔터프라이즈와 제너럴퓨전은 각각 MWh당 100달러 이하와 64~73달러의 발전 비용을 예상한다.
친환경에너지 투자사인 기가스케일캐피탈의 마이크 슈뢰퍼 창립파트너는 블룸버그를 통해 “발전비용이 빠르게 감소하지 않는다 해도 핵융합은 여전히 전망이 밝다”며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증가해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자금력이 풍부한 빅테크가 핵융합에 뛰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