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홍대 부근서 문 연 무신사뷰티 첫 단독매장, 약국 품고 인디브랜드 내세워 '차별화'

▲ 무신사뷰티의 첫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뷰티 홍대점'이 11일 정식 개점한다. 사진은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무신사뷰티 홍대점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인디 브랜드가 레거시 브랜드가 되면 저희 플랫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또 다른 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키워내는 게 저희의 월급 값이 아닐까요.”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열린 무신사뷰티 미디어투어에서 관계자가 인디 브랜드 육성 전략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첫 단독매장에서도 이런 방향은 분명히 드러났다.

지하에는 실제 약국을 들여 전문성을 더하고 지상에는 입점 브랜드의 70%를 인디 브랜드로 채웠다. 이미 잘 알려진 화장품을 더 많이 모으기보다 아직 낯선 브랜드를 먼저 찾아 소개하는 방식으로 기존 뷰티 편집숍과 ‘다른 길’을 택했다.

무신사뷰티 홍대는 11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1262㎡(약 382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무신사가 처음 선보이는 뷰티 단독매장이다.

매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붙잡은 곳은 지하 1층이었다.

계단을 내려가자 화장품 진열대 대신 약국 간판과 의약품 판매 공간, 처방조제 공간이 나타났다. 뷰티 편집숍 안에 더마 화장품 코너를 꾸민 것이 아니라 실제 약국 한 곳을 들여놓은 모습이다.

176㎡(약 53평) 규모의 ‘뷰티온누리약국’에는 브랜드 약 270곳의 상품 2천여 개가 들어섰다. 11일부터 약사 2명 이상이 상주하며 처방조제와 복약상담도 제공한다.

무신사뷰티는 이를 ‘파머시 뷰티’라고 설명한다. 약국에서 취급하는 고기능성 뷰티·건강관리 상품과 약사의 전문 상담을 일반 화장품 쇼핑에 결합한 형태다.

특히 모발·두피와 여드름·트러블 등 고객이 구체적인 고민에 따라 상품을 찾는 분야에는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관련 상품을 한곳에서 비교하고 필요하면 약사 상담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뷰티 편집숍에서도 고기능성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무신사뷰티는 상품 판매에 약사의 상담 기능까지 연결했다. 화장품을 고르는 과정에 전문성을 더해 차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무신사뷰티 관계자는 “이 건물에 약국이 입점했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고객 특성과 취향 정보를 공유하고 약국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의 상품 구성과 큐레이션에는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홍대 부근서 문 연 무신사뷰티 첫 단독매장, 약국 품고 인디브랜드 내세워 '차별화'

▲ 김연진 무신사뷰티 오프라인 담당이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열린 무신사뷰티 홍대점 미디어투어 행사에서 매장 구성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지상으로 올라오면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눈에 익은 대형 브랜드 사이로 처음 보는 이름의 제품들이 반복해서 눈에 들어온다. 무신사뷰티가 지상층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낸 색깔은 ‘인디 브랜드 발굴’이었다.

무신사뷰티 홍대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 약 600개 가운데 70%가 인디 브랜드다.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거나 다른 주요 뷰티 플랫폼에서 만나기 어려운 브랜드도 적지 않다.

단순히 숫자만 채운 것은 아니다.

고객이 낯선 브랜드를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매장 곳곳에 ‘발견 장치’를 심어놨다.

1층 ‘브랜드 하이라이팅 존’에서는 해외에서 먼저 반응을 얻었지만 국내 오프라인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브랜드를 따로 골라 보여준다. 첫 브랜드로는 북미와 유럽에서 인지도를 쌓은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퓨리토서울’을 내세웠다.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공간에도 무신사뷰티에서만 만날 수 있거나 오프라인 접점이 적은 브랜드를 전면에 배치했다. 향수 역시 대중적으로 익숙한 브랜드만 늘어놓기보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에서 만나기 어려운 니치·신진 브랜드를 함께 구성했다.

2층에서도 신생 브랜드를 발견하게 하려는 장치는 곳곳에 이어졌다. 

‘넥스트 뷰티 존’에서는 PDRN이나 자외선 차단처럼 최근 관심이 높은 성분과 기능을 먼저 내세우고 그 아래 여러 브랜드 상품을 함께 배치했다. 익숙한 브랜드를 찾으러 온 고객도 같은 기능을 가진 다른 브랜드까지 자연스럽게 비교하도록 한 것이다.

바로 옆 ‘무신사뷰티 랭킹 존’에는 온라인 실제 판매 데이터를 반영한 인기 상품이 놓였다. 온라인에서 검색어나 순위를 따라 상품을 찾다가 처음 보는 브랜드를 접하는 경험을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가려는 시도다.

1층의 ‘브랜드 하이라이팅 존’부터 2층의 ‘넥스트 뷰티 존’과 ‘무신사뷰티 랭킹 존’까지 매장 곳곳에 마련한 장치의 목적은 결국 하나다.

이미 유명한 브랜드를 잘 보이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디 브랜드가 고객의 눈에 한 번이라도 더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무신사뷰티가 말하는 ‘브랜드 발견’이 실제 매장 동선에 녹아 있는 셈이다.

이 방식은 무신사가 패션에서 성장해온 과정과 닮아 있다고 평가된다.

무신사뷰티 관계자는 “무신사는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인디 브랜드를 굉장히 잘 키워낸 플랫폼”이라며 “신규 브랜드가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해법이 온라인에 잘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 홍대 부근서 문 연 무신사뷰티 첫 단독매장, 약국 품고 인디브랜드 내세워 '차별화'

▲ '무신사뷰티 홍대점'에서는 의약품을 비롯해 다양한 더마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무신사뷰티가 말하는 브랜드 육성은 입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신제품 출시나 캠페인 시점에 맞춰 오프라인 매장 프로모션과 온라인 기획전, 콘텐츠, 상품 소개를 함께 연결한다. 매장에서 처음 본 브랜드를 온라인에서 다시 찾게 하고 온라인에서 관심을 얻은 브랜드에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할 기회를 주는 구조다.

무신사뷰티 관계자는 “무신사뷰티는 브랜드가 보여주고 싶은 콘셉트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큐레이션, 매거진을 제작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하나의 채널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브랜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연결 효과는 앞서 일부 확인됐다.

4월 서울 성동구에 문을 연 무신사메가스토어성수 뷰티존은 4월보다 8월 거래액이 약 20% 증가했다. 개점 뒤 3주 동안 입점 브랜드 약 500곳의 온라인 일평균 거래액도 이전보다 약 35% 늘었다.

첫 단독매장으로 홍대를 선택한 것도 인디 브랜드를 새로운 고객에게 노출하려는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무신사에 따르면 홍대 상권 유동인구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67%다. 무신사뷰티는 면세 혜택과 다국어 상품 안내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K뷰티 브랜드까지 접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대점의 파머시 뷰티가 다른 매장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무신사뷰티는 올해 11월 성수와 제주에도 신규 매장을 여는데 약국 입점 여부는 홍대점의 고객 반응 등을 살펴본 뒤 검토하기로 했다.

무신사뷰티 관계자는 “홍대를 시작으로 성수와 제주까지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성장한 국내 뷰티 브랜드가 국내외 고객을 직접 만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K뷰티의 성장 거점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