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에 기후변화 피해 비용 '눈덩이', 원전 가동 중단과 운송 차질 영향

▲ 유럽에 발생한 폭염 사태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타격이 갈수록 커지면서 유럽 거시경제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난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의 라인강 사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에서 발생한 폭염과 가뭄 사태가 수천억 유로의 경제적 손실을 입힌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피해는 앞으로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전 가동 중단과 화물 운송 차질, 농작물 생산 감소와 관광 위축 등 여러 산업에 동시다발적으로 타격이 발생하는 데다 이상기후 현상도 더 심각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는 10일 “유럽에서 기후변화를 미래 세대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은 당장 올 여름의 폭염 사태가 불러온 경제적 영향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2026년 6월과 7월에 유럽 주요 국가들의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며 전력과 운송, 농업과 관광 등 여러 산업에 피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유럽 경제가 이번 폭염으로 이미 수천억 유로 상당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경제학자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26년에는 폭염과 가뭄, 산불 등 여러 이상기후 현상 및 기후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피해를 더 키웠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로이터는 유럽 화물의 주요 운송로인 라인강과 다뉴브강의 수위가 가뭄으로 낮아져 운항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또한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유럽 내 원전 6곳 이상의 가동이 중단되거나 전력 발전량이 줄었다.

옥수수를 비롯한 여름 농작물 생산량이 약 6~7% 감소했고 노동 생산성도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며 남부 유럽의 휴양지 관광 수요도 위축되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6월에 약 2주 동안 이어진 폭염만으로 유럽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0.3%포인트 낮아졌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한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기후변화 영향을 비교적 크게 받는 국가의 GDP 증가액은 2030년까지 약 5~7% 줄어들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했다.

알리안츠는 화재나 가뭄, 홍수와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이나 기후 재난에 따른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2026년 경제 성장률이 1% 안팎으로 예상된다는 데 비춰보면 이는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타격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은 공중 보건에도 영향을 미치고 산불 진압이나 전력 사용 제한과 같은 정부의 긴급 조치에 따른 재정적 부담도 키울 수 있다.

로이터는 기후변화 특성상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한 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큰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발전 설비와 운송망 등을 개조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더 증가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로이터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유럽 국가들의 재정 지출과 부채 규모가 계속 증가한다면 통화정책마저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2026년 여름 유럽에서 발생한 폭염은 일시적 자연재해가 아니라 생산과 물류, 전력, 농업과 관광 등 산업은 물론 물가와 세수, 정부 부채와 정책에까지 연쇄적 충격을 주는 장기적 변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로이터는 “기후변화의 경제적 비용은 기온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며 각국의 생산 감소로 세수가 줄어들어 정부의 대응 능력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