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 안정화와 저금리 정책이 기업 자금 조달에 유리, "CATL이 LG엔솔에 우위"

▲ 중국 광통신 모듈 기업 중제욱창 관계자가 7월30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공개 타종 행사에서 징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CATL을 비롯한 중국 기술 기업이 저금리 정책과 낮은 물가 상승률로 자금 조달 측면에서 다른 나라 기업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 지원과 규제 완화 속에 회사채 발행과 상장이 활발한 가운데 조달한 자본을 연구개발 등 핵심 분야 투자로 연결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은 최근 5년 만기 위안화 회사채 이자율을 1.58%의 이자율로 발행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이 비슷한 만기로 발행한 달러화 회사채 이자율은 5.25%로 나타났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25일 16억 달러(약 2조2600억 원)어치의 달러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CATL이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이다. 

중국 주요 기술 기업은 올해 평균 1.9%의 회사채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 금리보다 30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자산 운용사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주 레이 아시아 채권 부문 책임은 블룸버그를 통해 “이러한 격차는 상당한 경쟁 우위를 만든다”며 “인공지능(AI)과 생산 능력 및 연구 개발에 더 적극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이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배경으로 정부 지원이 꼽혔다. 

중국 당국은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채권 발행을 장려하고 은행과 투자자에게 과학기술 관련 기업에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다른 국가보다 양호하다는 점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한 요소로 지목됐다. 인플레이션은 상품과 서비스의 평균 물가가 계속 올라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금리가 오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를 인용해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상승해 6월 상승률을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연간 상승률 또한 0.5%에 그쳐 6월의 1.0%보다 낮았다. 

이에 올해 중국 기업이 올해 들어 8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2016년 이후 최대 규모인 380억 달러(약 53조7800억 원)로 집계됐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완화해 기업이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더 수월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완화된 절차에 따라 신청부터 상장까지 8개월 만에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내 상장 절차는 보통 수년이 걸린다. 

인공지능 챗봇 기업 딥시크와 문샷AI 등 중국 기업 또한 상장을 준비하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술 기업이 지난 2년 동안 상장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2170억 달러(약 307조 원)”라고 전했다. 

다만 낮은 조달 금리가 곧바로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특정 산업에 자금을 집중시키면서 생산 능력 과잉과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태양광과 전기차 산업에서 장기간의 정책 지원 이후 경쟁이 심화하고 수익성이 약화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 컨설팅업체 안바운드의 홍쉬 웨이 선임 경제학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자본을 모았다고 해서 기업이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며 “토지와 기술 및 인재 또한 자본의 한 형태”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