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아이오닉5에 기반한 모셔널 로보택시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MGM 호텔 인근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모셔널>
현대차는 그동안 자율주행 시장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으로 반전 기회를 마련하며 테슬라를 비롯한 경쟁사에 우위를 확보할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2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엔비디아가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에서 테슬라에 분명한 우위를 갖춰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그동안 로보택시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혀 왔는데 최근에는 사업 발전 속도가 눈에 띄게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6월 테슬라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처음으로 로보택시를 출시했다. 2026년 2분기에는 댈러스와 휴스턴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반면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테슬라의 로보택시 분기별 운행 거리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10만 마일(약 177만 ㎞)과 70만 마일(약 112만 ㎞)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출시 지역이 늘어났음에도 오히려 운행 거리는 줄어들면서 좀처럼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22일 진행한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의 생산 능력도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23일 논평을 통해 “테슬라의 로보택시 양산과 사업 확대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용 인공지능 반도체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자율주행과 같은 피지컬 AI 분야로 확대하며 로보택시와 같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는 테슬라처럼 직접 차량을 생산하고 운행하지 않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기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투자 전문 매체 인베스팅닷컴은 27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분야에서 테슬라를 웃도는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가 자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성능에 기반해 피지컬 AI 구현에 핵심인 학습과 추론 분야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차량용 반도체인 드라이브 토르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용 인공지능(AI) 모델인 알파마요를 고객사에 제공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훈련하는 3차원(3D) 가상 훈련장인 옴니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가상 훈련장에서 인공지능으로 학습하면 테슬라 등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학습 방식을 채택한 기업보다 자율주행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할 수 있다.
▲ 테슬라의 로보택시 차량이 2월1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한 주차장에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텔란티스,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설루션을 도입해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을 포함한 피지컬 AI 분야에서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며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현대차그룹은 전통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 팩토리 기반의 피지컬 AI 설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용 반도체와 센서 등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설루션을 자사의 차량 플랫폼에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를 활용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도 검증하고 있다.
더구나 현대차는 미국 자율주행 계열사 모셔널을 통해 로보택시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모셔널은 2026년 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협력사 가운데 유일하게 차량 생산과 로보택시 서비스를 모두 갖추고 있는 회사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반도체와 운영체제를 현대차 플랫폼에 완전히 통합하는 방식으로 기술 협력도 더욱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3월에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모셔널과의 협력을 확대하여 로보택시 기능을 더욱 발전시키고 차세대 자율 모빌리티 서비스를 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엔비디아는 자사 기술에 기반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면 단기간에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아이오닉5에 기반한 로보택시를 제조해 자율주행 플랫폼으로서의 설계와 검증을 거쳤다. 이를 현대차그룹의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제조해 출고하고 있다.
이러한 하드웨어 경쟁력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 역량과 결합한다면 테슬라의 로보택시 사업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CEO는 21일 현대차그룹 자체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전체를 AI 중심으로 바꾼 일이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라며 “최신 AI를 바탕으로 안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책임감 있게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