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최 사장이 평소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는 등 격식을 따지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찬성을 놓고 특검수사가 진행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도 감안해 주목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올해 다른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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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삼성물산은 지난해 1월에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 뒤 첫 새해를 맞아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둘 다 건너뛰었다.
올해 국내 주요 건설회사 CEO 가운데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사람은 최 사장뿐이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봐도 삼성물산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2일과 3일에 걸쳐 신년사를 발표했다.
최 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점을 놓고 삼성물산이 처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특검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찬성을 놓고 삼성그룹 수뇌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은 만큼 더욱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이 원래 신년사를 꼬박꼬박 챙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해석이 무리라는 말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치훈 사장이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GE에도 오래 몸담은 만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현재 삼성그룹의 상황과 맞물려 이런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삼성카드에서 사장을 지내던 2011년과 2012년 신년사를 발표하는 대신 임직원과 특별대담을 통해 직접 대화를 나눴다. 최 사장은 2013년에는 사내 사진동호회 직원들과 한국민속촌을 방문해 직접 사진을 촬영하며 회사 경영방침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긴 뒤 맞은 2014년 새해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공사현장을 방문해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고 2015년에도 따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