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가 내년에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수주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선사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 조선사보다 경쟁력에서 앞서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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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일 “국제해사기구(IMO)가 황산화물 배출량을 규제하기로 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박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조선업계가 LNG추진선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해사기구(IMO)는 10월에 열린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에서 선박연료의 황 함유량을 0.5% 이내로 제한하는 배출량 규제조치를 2020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연료비 부담이 높은 중고선박을 대체하기 위해 경제성이 좋은 액화천연가스를 추진연료로 사용하는 LNG추진선을 발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새로운 사양을 갖춘 선박의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 조선사들과 경쟁력 차이를 벌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연구원은 “선박의 진화가 나타나면서 세계 조선업 경쟁구도에서 한국과 중국의 차별화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기본설계능력이 우수한 국내 조선사들의 차별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NG추진선은 엔진룸의 설계변경과 LNG 연료탱크 공간의 확보, 화물 적재량과 공간의 변화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선박들을 건조하는 것보다 매우 복잡한 작업을 요구한다.
중국 조선사들은 선박부문에 기본설계 인력을 확보해놓지 않은 상태로 10여 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통해 선박설계를 외부에 맡긴다. 이 때문에 선주들이 요구하는 최적화된 선박의 사양이 중국 조선소에서는 구현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연비효율이 좋은 에코십(Eco-ship) 등을 건조한 경험이 많다. 국내 조선사들은 선박을 건조하는데 있어 중국 조선사보다 인력을 10분의 1가량 투입하면서도 건조기간을 2~3배 앞당길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2010년 초반부터 LNG추진선과 관련한 설계 및 제작기술을 확보하는데 공을 들였다.
삼성중공업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친환경선박과 관련한 특허를 획득하는데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LNG추진기술이 적용된 선박을 세계 최초로 선주사에 인도하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등 경쟁국은 설계능력에 한계를 느껴 선박의 인도시점을 점점 늦추는 등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 LNG추진선 교체수요가 대부분 국내 조선사에 몰려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