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전장부품업체의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 관련사업에서 독주체제를 더욱 강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뒤에도 전장사업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데 고전할 수도 있다.
로이터는 6일 “파나소닉이 오스트리아의 전장부품업체 ZKW를 1억 달러(1조2천억 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여러 업체를 놓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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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 |
파나소닉은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32.5%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자동차기업 닛산의 배터리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며 몸집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 테슬라와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기가팩토리’ 가동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강력한 협력관계도 향후 전장사업 확대에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파나소닉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에 인수가 결정된 미국 하만이 2위로 뒤를 잇는다.
파나소닉은 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분야에서 역량확보를 위해 8월 독일의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기업 ‘오픈시너지’를 인수하는 등 성장전략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전장부품업체 인수도 확정될 경우 전장부품시장에서 독주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2019년 초까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에 모두 10조 원을 쓰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주로 전장부품업체에 인수합병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뒤 기존의 모바일과 반도체사업 기술력을 활용해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1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계열사인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장부품과 시너지를 낼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파나소닉이 삼성전자와 같이 인수합병으로 외형을 확대하며 수직계열화 효과를 갖추는 전략으로 더욱 빠르게 앞서나가며 삼성전자의 시장진입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나온다.
파나소닉은 이전부터 디스플레이와 음향기기사업을 주력으로 하며 충분한 경험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퀄컴에 인수가 결정된 자동차반도체 1위기업 NXP반도체와 기술협력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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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나소닉이 공급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월스트리트저널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파나소닉의 전장부품사업에서 인수합병은 강력한 추진력이 될 것”이라며 “미래 자동차시대에 대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정성이 중요하게 꼽히는 전장부품사업의 특성상 신규업체보다 이미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한 기업들이 시장성장에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런 점을 노려 자체적인 사업확대보다 하만 인수를 결정했지만 파나소닉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기술역량을 강화하며 진입장벽이 높아져 고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하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파나소닉의 독주체제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가 전장부품시장에 진입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합병 등 사업확대를 더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장성장도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