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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 |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놓고 다시 문제를 제기할까?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한 배경에 최순실 게이트이 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엘리엇매니지먼트에게 소송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한 뒤 삼성그룹이 최순실씨를 지원한 데 따른 대가성일 수 있다는 의혹이 떠오르면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당시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삼성물산 합병안은 가까스로 통과됐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기는 했으나 이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다. 국민연금이 유사한 사례인 SK 합병 때는 반대했는데 삼성물산 합병은 찬성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의결권자문기구인 ISS의 반대 권고에도 합병에 찬성했고 전문위원회를 거치도록 한 의결권 행사 지침도 거슬렀다.
무엇보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밀리에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 삼성그룹이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별도로 지원한 데에는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지원을 얻어내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가장 먼저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석연치 않은 의사결정으로 투자자에게 불이익을 입혔다고 주장했고 투자자-국가간 소송(ISD) 가능성까지 내비쳤기 때문이다.
다만 엘리엇매니저먼트가 최근 들어 삼성그룹에 우호적 손을 내밀고 있어 삼성물산 합병을 다시 들춰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달 초 계열사 블레이크캐피탈과 포터캐피탈 명의로 삼성전자 이사회에 서신을 보내 인적분할 뒤 삼성물산과 합병, 특별 현금배당 실시 등을 제안했다.
특히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신뢰를 보내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달 12일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의 새로운 리더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기법과 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채택하면 갤럭시노트7 사태에 성공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전자를 이미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에 굳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불확실성을 키울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