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즉석밥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했다.
주력사업인 라면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초 햅쌀밥의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즉석밥 재고를 소진한 뒤 판매를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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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 농심 사장. |
농심 관계자는 "올해초부터 즉석밥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즉석밥사업을 철수할지 확정한 것은 아니다“며 ”시장상황과 즉석밥 관련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즉석밥사업에 다시 뛰어들기에 투자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사업인 라면사업도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2002년 즉석밥브랜드 ‘햅쌀밥’을 출시하며 즉석밥을 라면, 스낵과 함께 3대 핵심사업군으로 내세웠다. 1996년 CJ제일제당이 출시한 즉석밥브랜드 ‘햇반’이 성장세를 이어간 데다 일본 즉석밥시장도 호황을 누린 것을 보고 성공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햅쌀밥을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11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안양공장에 연간 3600만 개의 햅쌀밥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농심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즉석밥시장에서 점유율 20%대를 나타내며 CJ제일제당에 이어 2인자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즉석밥시장에 오뚜기와 동원F&B 등 경쟁자가 늘면서 농심의 햅쌀밥은 2010년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농심은 2013년 즉석밥 시장점유율 7.6%를 보인 데 이어 2015년 상반기에는 4.6%로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은 66.4%, 오뚜기는 25.4%로 늘어났다.
농심은 즉석밥시장에서 고배를 마시자 관련 신제품 개발도 중단했다. 농심은 2013년 신제품 출시를 마지막으로 새로운 즉석밥을 내놓지 않았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기업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력사업인 라면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며 “농심은 3분기에 프리미엄라면의 판매가 둔화되고 신제품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에 마케팅비용을 투입해 3분기 실적이 후퇴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면사업은 농심의 전체매출에서 60%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농심은 2004년 라면시장점유율이 73.5%에 이르렀으나 2016년 현재 54%로 후퇴했다.
농심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396억 원, 영업이익 196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47.9% 감소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