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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출시행사에서 갤럭시노트7을 선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려면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용자층이 하드웨어 성능을 중요한 이유로 들고 있는 만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이런 기대에 부응해 지속적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와 대규모 리콜로 고 사장이 부품공급체계를 바꾸거나 갤럭시S8 출시를 앞당기는 등 하드웨어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하드웨어 성능개선이 경쟁력 확보 열쇠
25일 시장조사기관 아이퀀티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소비자의 수요를 이끄는 전략을 경쟁사인 애플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아이퀀티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에 관련된 영문 검색어를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아이폰 사용자는 감성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는 하드웨어 성능을 중요시한다”고 결론내렸다.
애플 아이폰7을 검색한 사용자들은 색상과 카메라, 디자인 등 스마트폰의 외부적 요소나 실제 체감 사용경험과 관련된 검색어를 입력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을 검색한 사용자들은 AP(모바일프로세서) 성능과 메모리 용량 등 하드웨어 성능 관련 정보를 주로 검색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 결과를 두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는 항상 성능을 앞세운 반면 애플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 왔다”며 “소비자들이 각 업체의 신제품에 기대하는 요소가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적용하는 만큼 자체 운영체제와 콘텐츠 플랫폼을 보유한 애플에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고 사장은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꾸준히 강조하며 가상현실 플랫폼과 모바일결제 ‘삼성페이’ 등 서비스의 사용자기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삼성전자가 단기간 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하드웨어에서 지속적 우위를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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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노트7에 방수기능과 곡면화면 등이 적용됐다. |
고의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플랫폼 경쟁력에서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사업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하드웨어의 개발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나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마찬가지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적용하는 만큼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소프트웨어로 차별화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하드웨어에서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수요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갤럭시노트7에 적용된 곡면화면의 ‘엣지’ 디자인과 홍채인식, 방수기능 등은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고 사장이 접는 스마트폰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하드웨어분야에서 삼성전자의 혁신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결국 신사업인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기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스마트폰 성장둔화를 상쇄할 돌파구는 결국 하드웨어의 지속발전”이라고 진단했다.
◆ 갤럭시노트7 리콜로 전략에 변화 줄까
고동진 사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세계에서 이어진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와 대규모 리콜에 따른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만회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품질관리에 소홀해 사용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결함을 불렀다는 논란이 확산되며 스마트폰 하드웨어 완성도와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하락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세계1위 스마트폰업체로 성장할 수 있던 비결 가운데 하나는 품질저하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며 “하지만 이번 리콜사태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관계자를 인용해 갤럭시노트7의 출시를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스마트폰사업부 임직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시간에 쫓기는 등 압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출시를 아이폰7보다 앞당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일정을 무리하게 단축하며 제품의 결함 가능성을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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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2일 서울 삼성본관에서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계획을 발표했다. |
고 사장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마트폰 개발과 품질관리 시스템에 대대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하드웨어 전략에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번 리콜 이후 부품공급선을 다변화하며 결함에 따른 위험성을 크게 낮출 것”이라며 “품질관리체계도 더 강화하며 신뢰회복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부품공급사를 다변화하고 품질검증절차를 강화하면 고 사장은 올해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의 출시일자를 앞당긴 것과 같은 공격적 전략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고 사장이 이미 오명을 얻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확대에 집중하기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 등 차기작 개발을 앞당겨 리콜 타격을 만회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판매개선보다 대체모델 개발과 판매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매출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