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지원기구 역할에 시동을 걸었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을 맡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데 정부가 기대하는 업계 자율적 구조조정의 도우미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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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원샷법 상담창구를 열고 사업재편을 원하는 기업들의 신청서를 받기 시작했다.
상담 첫날이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상담 전화가 이어지며 원샷법에 대한 재계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대한상의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원샷법 전담 지원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원샷법 활용지원센터를 설치해 기업들의 사업재편을 돕게 됐다.
대한상의는 4월부터 경제단체 합동으로 운영하는 원샷법 활용지원단 간사조직을 맡아와 연속성 있는 업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꾸려진 지원센터는 센터장 아래 경영기획팀, 통계분석팀, 제도운영팀 등 3개 팀을 두고 15명 안팎의 인원으로 구성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를 포함해 산업연구원, 회계사·변호사 등 다양한 전문인력이 참여한다.
사업재편 희망 기업이 사업재편계획서를 주무부서에 제출하기 전에 사전 검토사항을 자문하고 계획서 작성을 지원하는 등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부는 원샷법을 통해 공급과잉 업종의 자율적 사업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산업구조의 새 판을 짜는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생태계를 바꿔나가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기업 구조조정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 때문에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역할도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박 회장은 3월 두산그룹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대한상의에 집중하며 재계를 대표하는 일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에서 두번의 사업구조 개편을 이끌었다. 과거 기획조정실장으로 두산그룹 주력사업을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전환했고 회장으로 재임할 때는 방산사업 등을 정리하고 면세점 사업에 진출해 다시 사업방향을 틀었다.
박 회장은 4월 경제부총리와 경제단체장 모임에서 “취약업종 구조조정을 할 거면 확실히 해야 한다”며 “한발 빠른 개혁은 더 큰 고통이 따르겠지만 조직 내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7월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고통의 시간을 줄일수록 회복할 에너지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의 수장인 박 회장이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소신을 지니고 있는 만큼 대한상의가 구조조정 도우미로서 제 몫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박 회장은 재계 대변인으로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번에 대한상의가 정부가 기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경우 박 회장은 정부와 재계의 가교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