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준표 대구시장이 집중호우가 내리던 기간 골프를 친 일을 사과했다.
홍 시장은 그동안 주말에 골프를 친 것은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비판이 쏟아지는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징계가 거론되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7월19일 기자실을 찾아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해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홍 시장은 1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되는 일도 없었지만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다"면서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골프를 쳤던 시간에는 폭우가 내리지 않았다고 재차 해명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대구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당시 대구는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에 따라 비상 2단계 체제로 행정부시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괄 관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져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15일 오전 11시30분쯤부터 대구 팔공CC에서 1시간 정도 골프를 치다 중단했다. 당시 대구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야당과 시민단체, 공무원 노조 등은 홍 시장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며 비판을 쏟아냈지만 홍 시장은 이틀 전까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말 일정은) 내가 십수 년간 지켜온 원칙”이라며 “그런 걸로 자꾸 시비 걸지 말라”고 말했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7월17일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면서 “괜히 쓸데없이 트집 잡았다고 벌떼처럼 그런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고 할 사람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확산되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진상조사를 지시했으며 당 윤리위원회도 징계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 시장의 징계수위를 묻는 질문에 2006년 수해가 난 강원도에서 골프를 쳤다가 제명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20일 회의를 열어 홍 시장 징계를 논의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