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고화질 TV패널의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면서 TV제조사들의 진입장벽을 낮춰 프리미엄 TV의 가격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사업에서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중국업체의 공세로 향후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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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왼쪽)과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 |
19일 외신을 종합하면 전 세계 TV시장에서 수년 동안 선두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겨냥한 세계 제조사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의 무서운 성장세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의 LCD패널 품질과 생산량이 모두 놀라운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이 현재 세계 TV패널 생산량에서 한국과 대만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2018년에는 2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과 대만의 생산량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BOE는 차세대 고화질 TV패널인 8K 디스플레이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기술력을 지속강화하고 있다. BOE는 최근 110인치의 초대형 8K급 고화질 TV패널을 시장에 선보일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고화질 대형 TV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계속해 증설하고 있다. 향후 시장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가 이처럼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는 것은 고화질 TV패널의 가격을 크게 낮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의 실적에 타격을 주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중국 가전업체 등 세계 제조사들의 고화질 TV 진입장벽이 낮아져 제품 출시를 확대할 경우 프리미엄 TV시장에서도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중저가 TV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의 난립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대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평균판매가격은 올해 505달러로 지난해 1분기 459달러와 비교해 증가했다. 전 세계 평균인 41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TV에 화질을 더욱 개선할 수 있는 HDR기술 등을 적용해 보급형 TV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LCD에 자체개발한 퀀텀닷 기술을 적용하고 LG전자는 프리미엄 TV를 올레드패널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고화질 대형TV패널의 가격하락으로 대중화가 이뤄지면 세계 제조사들이 출시하는 프리미엄 TV의 가격수준이 낮아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가 TV에서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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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샤오미의 4K급 고화질 커브드 TV. |
중국 샤오미는 이미 4K급 고화질 TV 65인치 제품을 160만 원 정도의 가격에 내놓았다. 이는 삼성전와 LG전자가 출시하는 동급 모델의 절반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4K급 고화질 TV패널의 단가는 올해 연간 30%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제조사들이 얼마든지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해 TV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사업에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고화질 TV패널의 가격하락은 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 LG전자 계열사 LG디스플레이의 향후 실적에도 격타를 줄 수밖에 없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계 LCD패널 시장이 공급과잉현상을 겪으며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잇따라 고화질 대형패널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TV패널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