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폭염이 장기화돼 중국 정부가 계획정전을 확대하게 된다면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도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쓰촨성 가뭄에 애플의 주요 협력회사인 폭스콘의 청두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경쟁회사인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도 쓰촨성 바로 옆 지역인 산시성 시안에 반도체 생산거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 역시 쓰촨성처럼 ‘물 스트레스(물부족도 측정지표)’가 높은 곳이어서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폭염이 장기화돼 중국 정부가 계획정전을 확대하게 된다면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도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까지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 공장에 폭염과 가뭄에 따른 문제는 보고되지 않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생산 공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기후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상황변화에 따른 대책을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쓰촨성은 계속된 폭염과 가뭄에 전력공급 중단을 당초 15일~20일로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5일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역에서 불볕더위로 전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계획정전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쓰촨성처럼 전력사용 제한 정책을 실시하는 지역은 저장성, 안후이성, 장쑤성 등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지역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공장이 있는 산시성도 지난달 말부터 최고 등급 폭염 경보를 내리고 있다.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면 산업용 용수공급과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산시성 성도인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거점을 둔 삼성전자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생산에는 깨끗한 물과 전기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공정에는 기본적으로 하루 수십만 톤의 물이 필요한데 특히 공업용수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ultrapure water)를 공정에 투입하게 된다. 초순수는 웨이퍼와 반도체를 씻는 세정이나 웨이퍼를 깎는 식각공정에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수자원 리스크를 세분화해 대책을 세워둔 만큼 글로벌 반도체 생산거점에서 산업용수를 확보하는데 당장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지속경영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시안 사업장은 물 부족측정 지표인 물스트레스가 80% 이상인 고위험(Extremely High)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어 가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이 가지는 중요성이 높은 탓이다.
▲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사업장은 크게 2개의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 말 2공장의 증설을 마치고 올해 3월 초부터 가동되고 있다.
삼성전자 시안 2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12인치(30mm) 웨이퍼 기준으로 월 13만 장 수준이고 기존 시안 1공장은 월 12만 장 웨이퍼를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모두 합치면 월 25만 장 규모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가 넘는 규모일 뿐만 아니라 산시성 당국에 따르면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10%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폭염과 가뭄이 지속될 경우 계획정전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나타나면서 전 세계 IT부품 공급망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계획정전이 장기화하면 전 세계 스마트폰과 PC 납품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외신 가디언에 따르면 쓰촨성을 포함한 중국 대부분의 지역의 폭염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삼성전자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