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2-08-12 14:28:33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사업이 오랜 부침을 딛고 실적을 개선해 실질적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태양광)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힘을 싣고 있는 인플레이션 완화법이 발효되면 미국 태양광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가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 발효 뒤 미국에서 태양광모듈 1위를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제품 생산설비의 추가 증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추가 증설 가능성이 커진 이유로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른 이익 확대 기대감이 꼽힌다.
하원 표결을 앞둔 인플레이션 완화법(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의 태양광 관련 조항은 미국 내 태양광 생산설비 촉진에 방점이 찍혀 있다.
태양광 관련 투자에 대규모 세액공제를 해주는 것이 뼈대인데 특히 미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관련 제품에도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세액공제 대상에는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셀, 모듈 등 대부분의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의 소재 및 제품들이 포함된다.
태양광 모듈 부분의 세액공제 규모는 와트(W)당 7센트로 현재 미국에서 연간 1.7GW(기가와트)의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1400억 원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앞으로 큰 폭으로 성장할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유지뿐 아니라 추가 세제혜택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세제혜택을 통해 늘어난 이익을 추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 태양광 모듈 증설(1.4GW) 결정과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 구체화 등이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구체적 추가 증설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위한 여러 검토가 이루어지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구영 사장이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확고히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에너지컨설팅기업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021년 미국 주거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 24.1%로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도 20.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위로 집계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번 증설이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의 연간 미국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1.7GW에서 3.1GW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단일 사업자로는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의 최대 수혜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구영 사장은 모듈에 그치지 않고 가치사슬 안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으로도 미국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1월 REC실리콘 지분 16.67%를 199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3월 지분 4.67%를 550억 원에 추가로 인수해 최대주주(21.34%)에 올랐다.
노르웨이 오슬로거래소 상장사인 REC실리콘은 미국에 공장 2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워싱턴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연간 1만6천 톤 생산할 수 있다.
이 공장은 현재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관한 과거 중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인데 한화솔루션은 2023년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안보 위기 등에 세계 전반에서 신재생에너지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 역시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에 우호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2011년부터 한화그룹 태양광 계열사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등에 몸담았고 그 과정에서 독일 법인 최고홍보책임자, 미국 법인장 등을 경험도 있어 한화솔루션 해외 태양광사업 확대에 적임자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기여도 측면에서도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태양광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의 대표 사업이라고 할 만큼 그룹의 핵심 먹거리로 여겨져 왔다.
다만 지난해부터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셀과 모듈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은 지난해 2020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영업손실을 냈다.
태양광사업을 포함하는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352억 원을 거두며 7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태양광사업에서 향후 매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한화솔루션의 주력사업인 케미칼부문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새로 쓰며 한화솔루션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지만 올해 불어닥친 업황 악화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주력 케미칼부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태양광사업에서는 올해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내년에는 5천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