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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후발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돌파전략은 '선택과 집중'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2-06-15 14: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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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글로벌 10위권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현재 바이오의약품시장에서 비중이 큰 항체의약품 분야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해 기존 위탁개발생산 강자가 많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생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CDMO 후발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돌파전략은 '선택과 집중'
▲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현지시각 1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산업 박람회 ‘바이오USA’에 참석해 국내에서 1조 원 규모 위탁개발생산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공장이 어떤 품목을 전문으로 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다양한 분야의 위탁개발생산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위탁개발생산에는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메신저리보핵산(mRNA),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여러 가지가 있고 앞으로 전부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바이오사업 진출을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해 위탁개발생산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의 목표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2030년까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기업 10위 안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시큐러스 공장만으로는 롯데그룹이 원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큐러스 공장은 항체의약품 원액 3만5천 리터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항체의약품은 세포주를 이용하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통해 인공 항체를 만들어 의약품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시장의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다만 시큐러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존 항체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선도기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있는 1~3공장을 포함해 36만 리터에 이르는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10월부터 부분가동에 들어가는 4공장을 포함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능력은 62만 리터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외에도 여러 글로벌 위탁개발생산기업이 항체의약품 생산설비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하반기 오스트리아에 18만5천 리터 규모 공장을 건립했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4년까지 생산설비를 45만6천 리터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시설 확충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항체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5월 발간한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수급전망 및 국내 주요 CDMO 사업전략’ 보고서에서 “항체의약품 수요는 2026년까지 연평균 10% 내외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3, 4년 동안 주요 위탁개발생산사업자의 생산능력 증가율은 수요 성장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비 증설 후 물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형업체 사이 수주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항체의약품 이외에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여러 분야로 위탁생산개발 품목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앞서 시러큐스 공장 인수 당시 추가 투자를 통해 항체의약품 위탁개발생산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완제의약품과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문제는 투자 비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뒤늦게 위탁개발생산사업에 뛰어든 만큼 항체의약품사업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해도 입지를 다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CDMO 후발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돌파전략은 '선택과 집중'
▲ 롯데그룹이 인수하기로 한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롯데지주>

롯데그룹은 앞으로 10년 동안 바이오사업에 2조5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언뜻 막대한 금액으로 여겨지지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10위권 달성에 충분한 예산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건립에만 1조7400억 원을 투입했고 이어서 5공장, 6공장 설립도 추진하는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쪽에서 보면 정해진 금액 안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야 하는 셈이다.

이 대표가 이야기한 1조 원 규모 공장 설립계획이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인체에서 유래한 세포와 유전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부작용이 비교적 적다는 장점으로 인해 최근 급성장하는 분야다. 중소기업이나 학술기관에서 많이 개발돼 위탁생산 비중이 높기도 하다. 

시장 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세포유전자치료제시장은 2019년 42억 달러에서 2026년 259억 달러 규모로 커지고 이 가운데 50% 이상이 위탁개발생산을 통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처럼 빠르게 커지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 수요를 노려 5공장을 mRNA,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멀티모달 플랜트)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글로벌기업 바이오의약품 CDMO 추진동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기업들은 항체의약품 제조 서비스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기술력을 외부로부터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서비스를 확보하고 생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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