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저장장치시장이 하드디스크에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데 특히 규모가 큰 서버시장에서 SSD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SSD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지만 서버시장에서 영향력이 비교적 약하고 인텔과 도시바 등 경쟁사의 추격도 거세 지속적으로 성장할지 낙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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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의 경쟁력을 확보해 서버시장 확대의 수혜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3일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대로 서버분야에서 SSD의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성장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낸드플래시를 사용하는 저장장치인 SSD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속도가 월등히 빠르고 전력소모가 절반 이하 수준으로 적다는 장점을 갖췄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시장확대의 걸림돌로 꼽혀왔다.
하지만 콘텐츠의 고용량화 등으로 빠른 속도가 점점 중요해지는 데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성능이 발전하는 반면 가격이 점차 하락하면서 서버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SSD의 채택을 본격화하고 있다.
SSD의 경우 발열도 심하지 않아 대량의 서버를 운영하는 업체에서 하드디스크에 들어가는 전력소모와 냉각장치 운영비를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SSD의 채택이 경제적 이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박 연구원은 "향후 5G통신시대가 본격화하면 하드디스크로 이를 만족하는 수준의 속도를 구현할 수 없다"며 "서버업체들의 SSD 채택은 점점 필수로 자리잡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체생산한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로 세계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세계 SSD시장에서 42%의 출하량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업과 서버용 SSD시장에서 인텔과 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등 경쟁사의 입지가 강해 20%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인텔은 그동안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의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를 생산해왔지만 이르면 올해부터 중국 다롄에 건설중인 공장에서 3D낸드를 직접 생산해 탑재하며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최근 샌디스크 인수를 확정한 미국 웨스턴디지털 역시 강력한 경쟁상대로 서버용 SSD시장에서 두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삼성전자의 1.4배에 이른다.
일본 도시바 역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주춤한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도시바의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21.6%로 이전 분기보다 3%포인트 증가하며 1위 삼성전자의 35.1%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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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의 서버용 SSD 제품. |
이에 따라 김기남 사장은 서버분야에서 삼성전자의 SSD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경쟁력과 기술개발 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낸드플래시 제품의 생산단가를 줄일 수 있는 3D낸드 기술력에서 경쟁사들에 앞서있어 서버에 탑재되는 고성능과 고용량 SSD의 생산에 가장 유리하다.
하지만 도시바 역시 삼성전자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48단 3D낸드의 시험양산에 들어가는 등 기술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다 낸드플래시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인텔과 도시바가 3D낸드를 앞세워 급성장하는 서버용 SSD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독주체제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SD와 낸드플래시가 탑재되는 PC와 스마트폰의 수요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낸드플래시 업체들은 서버시장에 성장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서버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