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한솔홀딩스의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솔홀딩스 지분을 더욱 늘리고 자회사와 공동출자를 해소하는 등 남은 과제들을 해결해 지주회사체제를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 한솔홀딩스 지주회사 전환, 남은 과제는?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한솔그룹이 한솔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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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
김 연구원은 “한솔홀딩스는 2월에 최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한솔제지와 한솔로지스틱스 사업부문을 한솔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홀딩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솔제지와 한솔로지스틱스의 주식 보유자들로부터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한솔홀딩스는 공개매수에 찬성한 주주로부터 해당 주식을 현물출자받고 대가로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한솔홀딩스의 신주를 부여했다.
그 결과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최대주주는 한솔홀딩스의 지분을 기존 10%에서 16%까지 늘렸다. 조 회장 등 최대주주는 3월 초 한솔홀딩스 주식을 장내매수해 지분율을 17.73%까지 끌어올렸다.
김 연구원은 한솔홀딩스가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자회사 한솔신텍에 대한 공동출자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봤다.
한솔홀딩스와 한솔홀딩스의 자회사인 한솔EME는 현재 한솔신텍의 지분을 각각 25.2%, 18.9%씩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공동으로 출자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걸린다.
김 연구원은 “한솔홀딩스가 한솔EME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해 투자부문을 한솔홀딩스와 합병하면 한솔신텍의 이슈가 해소된다”며 “한솔홀딩스가 한솔EME의 지분을 98.1%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 희석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홀딩스는 증손회사인 솔라시아와 한솔넥스지에 대한 지배구조도 개편해야 한다.
한솔홀딩스의 손자회사인 한솔인티큐브는 솔라시아와 한솔넥스지의 지분을 각각 32.5%, 18.4% 보유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체제에 있는 경우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며 “최근에 통과한 원샷법을 적용해 제약조건을 50% 낮추는 방법으로 손자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한솔홀딩스 자회사, 실적개선 전망 밝아
한솔홀딩스 자회사들이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한솔그룹의 모태사업은 제지사업”이라며 “현재 제지업종의 업황이 나쁘지 않아 자회사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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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 |
인쇄용지 가격은 최근 제지시장의 산업재편이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제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재료인 펄프의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이후 브라질 엘도라도 등 대규모 펄프공장이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펄프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한솔홀딩스의 주요회사인 한솔제지가 업황 개선에 힘입어 매출총이익률 30%선을 회복하고 영업이익률은 7~9%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솔홀딩스의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솔홀딩스는 자회사인 한솔개발을 통해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한솔개발은 연간 1400억 원의 매출과 5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다.
김 연구원은 “리조트사업은 무엇보다 입지가 중요하다”며 “오크밸리 리조트의 교통 인프라가 개선되면 리조트와 부동산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크밸리 리조트는 현재 건설되고 있는 제2영동고속도로의 신설구간 내에 위치한다. 제2영동고속도로는 11월경에 개통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현재 서울에서 오크밸리 리조트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2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