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1-07-06 15: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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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카카오페이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아 기대이상의 청약수수료수익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발행사인 카카오페이가 공모주 일반청약 물량을 모두 균등배분한다는 계획을 세운 데 따라 역대급 청약계좌가 몰릴 수있다는 시선이 나오기 때문이다.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삼성증권으로서는 역대급 청약건수에 비례한 수수료수익을 올릴 기회인 동시에 온라인 청약 폭주에 따른 시스템 장애 등을 방지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공모청약에 대비해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증권은 8월 상장하는 카카오페이 대표주관을 맡았는데 공모주 청약에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 접속장애 등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청약 접속지연 등 문제와 관련해 온라인시스템의 오류나 장애 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했다”며 “앞선 사례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테스트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카카오게임즈, 하이브(빅히트엔터테인먼트),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스타 공모주 청약 때마다 접속 증가에 따른 온라인 청약시스템 장애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주관사였는데 청약 첫날 삼성증권의 온라인 시스템에 대규모 인원이 일시에 몰리면서 접속지연 등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삼성증권은 모바일거래시스템 엠팝(mPOP)을 “공모주 청약에 따른 접속자 폭증으로 고객서비스 지연은 해소되었으며 일시 중단되었던 공모주 청약도 재개시되었다”며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띄우기도 했다.
게다가 카카오페이가 일반청약 물량 100%를 균등배분하기로 하면서 청약문턱을 낮춘 데 따라 청약건수가 급증할 수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서는 접속 증가에 따른 청약 신청 처리나 입·출금 지연 등 전산장애에 따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카카오페이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6만3천 원~ 9만6천 원으로 제시됐고 최소 청약단위는 20주다. 청약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63만 원~96만 원 이상을 청약증거금으로 납입하면 동등한 배정기회를 얻게 된다.
청약규모가 클수록 공모주를 많이 받는 비례배분이 아니기 때문에 수십조 규모의 청약 증거금이 몰릴 가능성은 낮지만 최소청약 단위에 맞춰 청약을 하는 투자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에는 무려 474만4557개의 계좌가 몰렸다. 당시 인수회사로 참여했던 삼성증권에는 약 75만 건이 접수됐다.
삼성증권은 인수회사였던 탓에 배정물량이 적어 주관회사보다 청약접수가 많지는 않았는데 주관사의 청약건수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143만 건, 한국투자증권은 129만 건 등이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달리 중복청약이 금지되기 때문에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아 많은 물량을 쥐고 있는 만큼 100만 건이 넘는 청약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에 배정된 일반청약 물량은 270만4545주~324만5455주다. 전체 일반청약 물량 425만~ 510만 주의 60% 이상을 배정받았다.
삼성증권은 6월28일부터 그동안 무료였던 온라인 공모주 청약을 두고 서비스등급이 ‘일반등급인 고객에게 2천 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오프라인 청약수수료는 5천 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평균잔고가 5천만 원을 넘는 ‘우대’등급 이상 고객부터는 수수료 무료정책이 유지된다.
카카오페이의 균등배정 공모주를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자녀나 친인척 등 명의로 계좌를 새로 만드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스타 공모주들의 청약 사례를 살펴보면 증권사별로 많게는 수십만 개의 계좌가 새로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계좌는 잔고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만큼 일반등급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청약건수와 고객 등급에 따라 달라지지만 카카오게임즈 청약이 100만 건이라고 가정하면 삼성증권은 20억 원가량의 수수료수익을 올리게 된다. 청약 건수가 늘어나면 수수료 규모도 덩달아 증가한다.
삼성증권으로서는 신규계좌 개설 효과와 더불어 ‘기대이상의 청약수수료수익을 올릴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온라인 청약수수료 부과와 관련해 한꺼번에 많은 투자자들이 청약을 위해 몰리면서 시스템 접속장애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공모주 청약만 노리는 투자자들 때문에 기존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청약수수료 부과 여부와 상관 없이 접속 폭주에 따른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