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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2015년 12월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네시스 EQ900 신차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게 저유가는 호재인가 악재인가?
현대기아차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신흥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저유가 상황은 현대차의 첫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의 시장 안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저유가가 현대기아차에 악재만은 아니다. 내수와 미국에서 대형차와 고급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신흥국 판매부진, 현대기아차 울상
1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1월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의 1월 해외판매량은 지난해 1월보다 14.3% 줄었다. 기아차의 경우 감소폭이 더 컸다. 기아차의 1월 해외판매량은 지난해 1월보다 18.8%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1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판매량이 지난해 1월보다 60% 넘게 급감했다. 기아차도 1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판매량이 지난해 1월에 비해 반토막났다.
현대기아차가 수출하는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시장에는 산유국이 많다.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자 이 국가들에서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자동차시장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저유가는 현대기아차의 수익성도 깎아먹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아프리카나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하자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리점에 판촉 지원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6.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011년 9.5%였으나 4년 동안 3.3%포인트나 떨어졌다.
산유국 가운데 일부 국가는 최근 국가부도 우려까지 나오는 등 극심한 경기 불안을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거둘 실적이 결국 신흥국의 경기회복에 달려 있다고 업계는 파악한다. 신흥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친환경차 아이오닉도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1월에 아이오닉을 493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가 올해 내수에서 1만5천 대, 해외에서 1만5천 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목표달성을 낙관하기 어렵다.
국내 친환경차시장 규모가 아직 작은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저유가로 유지비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소비자들이 고배기량의 대형차나 고급차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에는 호재
저유가가 현대차에게 악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수익성이 높은 대형차와 SUV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 저유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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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문식(오른쪽)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회장과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이 1월14일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열린 ‘아이오닉(IONIQ) 하이브리드’ 신차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현대차는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에 제네시스 G90을 출시한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잇달아 열린 LA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시카고오토쇼에서도 고급차와 대형차가 주목받았다.
미국에서 열리는 모터쇼를 통해 미국 자동차시장의 동향을 엿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소형차가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고급차와 중대형 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내수에서 수익성이 높은 대형차와 SUV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월 내수에서 대형차 판매비중은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5.9%를 차지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신형 K7과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 초반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제네시스 EQ900은 1월 내수에서 2164대 팔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