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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0월13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 하나은행 명동본점에서 열린 하나금융, 국내 최초 하나멤버십 프로그램 '하나멤버스' 출범 시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온힘을 쓰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이라는 숙원을 해결했다. KEB하나은행이라는 메가뱅크가 탄생했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뤄 시너지를 창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주력인 은행이 수익을 개선하기는 만만치 않다. 하나금융의 경우 신한금융이나 KB금융 등에 비해 은행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김 회장은 우선 비은행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가 하나금융의 전체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0% 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카드사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 강화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하나카드를 앞세워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12월 하나카드 출범식에서 “모든 금융의 근간은 리테일이고 리테일의 근간은 카드”라며 “알리페이나 페이팔 등 새로운 결제 패러다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의 미래 청사진 중심에 ‘하나카드’가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카드사인 하나카드가 출범하면서 카드사업 규모가 확대됐다”며 “카드부문의 시너지가 나기 시작하면 카드사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현재 8% 수준인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이 2025년에는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통합 1년이 지나고 USIM형 모바일카드 190만장, 앱카드 방식 ‘모비페이’ 160만장 등 약 350만장의 모바일카드를 발급했다”며 “2016년에는 취급액 규모가 약 1조5천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 회장은 하나금융의 증권과 보험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카드사뿐 아니라 증권부문에서도 하나금융투자의 자산관리부문을 특화할 것”이라며 “보험부문도 하나생명보험의 자체 영업 활성화와 온라인 전용상품 출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금융사 인수합병(M&A)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강화 방안에 인수합병도 포함돼 있다”며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9월 말 기준으로 사내유보금(이익잉여금 + 자본잉여금)을 20조 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
다만 하나금융이 단기간 내에 인수합병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9월에 KEB하나은행이 출범해 외형 통합이 이뤄졌다”며 “아직 전산통합과 중복점포 정리 등이 남아 있어 당분간은 KEB하나은행 통합 완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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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오바마홀에서 11일 개최된 '2015 대한민국 협상대상 시상식'에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금융권 인사 최초로 한국협상학회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협상대상'을 수상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김정태 회장, 김인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하나금융> |
◆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비중 30 % 이상 목표
김 회장은 지난해 경영비전을 발표하면서 “하나금융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 2025년까지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영업 비중을 40%, 비은행부문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런 비전을 제시한 것은 하나금융지주가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금융지주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데다 한계기업 구조조정 이슈 등으로 은행의 리스크가 커져 은행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순이익 1조23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9%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금융지주 1위인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41%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9월1일 합병해 총자산 285조 원 규모의 KEB하나은행을 출범했지만 합병 시너지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KEB하나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9709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올린 순이익을 합친 것과 비교하면 18%나 줄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작업에 1천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 점이 반영됐다. 올해 4분기에도 통합비용으로 1800억 원이 추가로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KEB하나은행은 대기업에 많은 돈을 빌려준 돈이 많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전체 기업대출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다. KEB하나은행은 9월 말 기준으로 대기업에 27조2701억 원을 빌려줘 전체 기업대출의 21.5%를 차지한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금융당국은 내년 초부터 한계기업 정리에 들어갈 것”이라며 “하나금융은 전체 기업대출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높아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