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박 사장은 세계 여러 나라에 수자원공사의 물관리 기술을 전파하겠다는 새 비전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세운 수자원공사의 비전을 ‘세계 최고의 물 종합 플랫폼’으로 세우고 아시아물위원회(AWC) 기구 확대 등 국제 소통창구를 활발하게 이용해 세계 물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시아물위원회는 아시아지역의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 수자원공사를 주축으로 설립된 기구로 중국,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27개 나라의 138개 부처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박 사장이 이학수 전 수자원공사 사장의 뒤를 이어 아시아물위원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아시아물위원회는 열지 못하고 있지만 수자원공사가 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수주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참여한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낸 것을 발판으로 삼아 해외에서 실적에 보탬이 되는 사업을 앞으로 더 수주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동안 수자원공사의 해외사업은 대부분 공적개발원조(ODA)로 진행돼 수자원공사의 실적에는 보탬이 되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수익이 나는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8월 35억 원 규모의 '서우즈베키스탄 상수도 개발 사업관리 컨설팅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을 통해 수자원공사는 8월부터 2024년까지 51개월 동안 우즈베키스탄 서부의 카라칼팍스탄주 지역의 식수 공급과 관련한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팍스탄주는 상수도 보급률이 낮아 식수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이다. 수량이 급격히 감소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아랄해’가 인근에 있다.
이 사업은 다른 유럽나라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사업을 따낸 것으로 수자원공사의 물관리 기술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우즈베키스탄에서 사업 수주를 계기로 다른 해외 물관리사업의 입찰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수자원공사는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진출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해외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코로나19로 해외진출이 쉽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수출 상담회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8월에는 물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 12곳을 선정해 해외수출 상담회를 열고 국내 기업들과 한국에서 머물고 있는 해외 14개 나라의 중앙부처 공무원 및 환경분야 공공기관 담당자들과 연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앞서 6월에는 국내 물산업 중소기업들과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들을 연결하는 비대면 온라인 상담회를 열었다. 상담회에는 국내 중소기업 8곳이 참여해 말레이시아 19개 기업들과 사업을 논의했다.
국내 물관리 기술 관련 기업 1만7천여 개 가운데 약 98%는 중소기업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들을 도와 2021년까지 물산업 매출 40조 원, 일자리 1만4천 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사장은 4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내 중소·벤처기업과 동반성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물산업 생태계 조성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물산업 창업을 위해서는 창업부터 해외진출에 이르기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기술 자문, 컨설팅, 테스트베드 제공, 해외포럼 동반참여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가 해외시장에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세계 물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으로 약 7252억 달러(약 840조 원)로 연평균 4%가량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수자원공사는 바라본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수주한 우즈베키스탄 경쟁입찰사업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사업을 해외에서 더욱 확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아울러 해외에 진출할 때 항상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실적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원래 국토교통부 아래 공공기관으로 수량관리를 핵심 업무로 맡고 있었다. 하지만 2018년 수질관리로 핵심 업무가 바뀌면서 환경부 아래로 옮겨진 뒤 수량관리뿐만 아니라 수질관리 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박 사장은 수자원공사의 핵심업무가 수질관리로 바뀐 뒤 취임한 첫 사장으로 올해 2월부터 수자원공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박 사장은 인제대학교 토목도시공학부에서 20년 동안 교수로 재임하면서 환경단체와 함께 수질관련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