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비 절감 등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는다.
17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조 사장은 보험업 불황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손해율 감소와 함께 사업비율을 줄이면서 보험 영업손익을 개선했는데 하반기에도 이런 내실강화 경영기조를 유지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판매채널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등 영업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 강화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내실경영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시장이 저금리·저성장·경쟁 격화 등으로 좀처럼 불황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조 사장은 하반기에도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의 전략 방향과 관련해 판매보상 수수료를 통한 고객 확보보다는 영업지원을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조 사장은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마케팅 전략과 대리점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의 인력을 늘리는 등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 인수심사를 강화하는 등 손해율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디지털전략추진부가 디지털전략본부로 격상된 만큼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디지털 신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도 보인다.
조 사장은 올해초 ‘영업 경쟁력 강화’, ‘이익기반 내실성장’ 등을 주요 경영목표로 내세워 시장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효율적 사업비 집행을 통해 사업비율을 낮추며 손실규모를 줄인다는 조 사장의 경영전략은 지금까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인건비, 마케팅 비용, 모집 수수료 등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조 사장은 2020년 3월 이성재 대표이사 부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에 올랐는데 보험 판매가 늘었음에도 사업비율을 줄임으로써 내실 강화 측면에서 볼 때 첫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현대해상이 판매한 장기인보험의 신계약(월납환산) 월평균 실적추이를 살펴보면 상반기 98억 원으로 2019년 말보다 9.1% 늘었다.
그럼에도 현대해상의 2분기 사업비율은 21%로 지난해 2분기보다 0.4%포인트 개선됐다. 상반기 누적으로 봐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0.3%포인트 낮아진 20.8%로 집계됐다.
반면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상반기 사업비율은 20.92%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5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장기 인보험시장에서 삼성화재와 경쟁할 정도로 성장하며 공격적 영업을 펼쳤던 메리츠화재도 올해 상반기 사업비율이 28.2%에 이른다.
현대해상은 사업비율 감소와 함께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줄어들면서 합산비율이 개선돼 보험영업손실도 줄었다.
2분기 손해율은 84%로 지난해 2분기보다 2.3%포인트 낮아졌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 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가운데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보상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합산비율은 보험영업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100%를 기준으로 높으면 손해, 낮으면 이익이 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대해상의 2분기 합산비율은 104.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합산비율보다 2.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2분기 보험영업손실은 156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730억 원 줄었다. 2018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해상은 2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941억 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00억 원, 매출은 3조644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0.2%, 8.6%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