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직원들의 성과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자가진단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노사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 제도의 도입이 직원들의 자기계발 동기 부여에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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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은행 노조가 21일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자가진단 서비스'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그러나 노조는 영업압박을 위한 것으로 향후 인사평가에도 활용될 여지가 있다며 원천무효를 요구하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9일부터 영업지점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자가진단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가진단 서비스는 직원들이 자기계발 및 영업실적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직원들은 회사의 평가에 따라 1~7등급의 성적을 받게 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자가진단 서비스를 이용하면 입사 동기나 승진 동기 등 비교대상들 사이에서 실적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객관적 지표를 보여줘 직원들 스스로 자기계발 등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라며 “당사자만 확인 가능하고 인사에도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실적압박 등에 대해서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의 생각은 다르다.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개인별 평가를 하고 이를 공개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얼마든지 인사평가에 활용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이 성적표를 확인할 때 느끼는 압박감이 상당하다고 호소한다”며 “저성과자로 분류된 직원의 경우 특히 영업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해고 요건 완화로 저성과자에 대한 회사의 해고가 쉬워지면 개인평가 공개가 사실상 영업압박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자가진단 서비스의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이오성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인사와 관련된 민감한 사항을 노조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했다”며 “서비스 시행을 중단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며 회의를 통해 단체행동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자가진단 서비스 시행은 노조와의 합의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