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군의 강제 전역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눈물을 흘리며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하사가 최전방에서 육군으로 계속 복무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변희수 하사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 시절부터 나라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여군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변 화사는 이날 처음으로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그는 “수술을 하고 '계속 복무를 하겠냐'는 군단장님의 질문에 저는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고 답했다”며 “성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군인이 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향과 멀리 떨어진 부사관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며 “성 정체성으로 혼란한 마음을 줄곧 억누르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뜻으로 부사관학교의 힘든 훈련 과정을 거쳐 부사관으로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변 하사는 “하지만 복무를 하면서 성 정체성 혼란으로 우울증 증세가 심해졌다”며 “그동안 억눌렀던 마음을 인정하고 성별 정정과정을 거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속부대에 성 정체성을 밝히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밝히고 나니 후련했다”며 “응원해 준 소속 부대장님과 군단장님, 부대원, 전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변 하사는 "아직 군이 성전환자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제가 계속 복무하게 된다면 용사들과 취침하며 동고동락하는 생활을 직접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제가 좋은 본보기로 남아 군대가 인권친화적으로 변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육군은 22일 변 하사의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에 규정된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전역을 결정했다.
변 하사는 기갑병과 전차승무 특기로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군복무를 이어가다 2019년 말 휴가를 내고 소속 부대의 승인 아래 합법적 절차를 거쳐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