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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7일 각계 인사들과 함께 '농촌 여름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여름은 뜨거운데 내수는 차갑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이번 여름에 내수 살리기에 나섰다.
이들이 직원들에게 강조한 대책을 요약하면 이렇다. “여름휴가 꼭 떠나라, 단 국내로 떠나라.”
이재용 부회장은 6월23일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대처에 미흡했다고 사과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삼성그룹은 9일 뒤 메르스로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삼성그룹은 7월 말부터 8월 초에 집중되는 여름휴가를 앞당겨 실시하고 ‘전국 휴양지 사진 콘테스트’ 등의 이벤트를 통해 직원들의 국내여행을 권장하기로 했다. 여력이 있는 부서는 1주일 이상의 휴가도 허락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국내여행과 전통시장을 연계하는 대책도 내놓았다. 삼성그룹은 여름휴가철을 맞아 300억 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해 각 계열사 사업장에 근무하는 협력회사와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한다.
삼성그룹은 메르스로 침체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중국과 베트남 등 현지고객을 초청하고 현지 우수사원에게 한국관광 기회를 준다. 관광객 유치 목표는 1천 명이다.
삼성그룹은 이밖에도 전국 21개 사업장에 농산물 직거래장터 개설, 계열사 임직원 1만여 명이 참여하는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여름에 휴가없이 경영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통합 삼성물산 후속 작업에 여념이 없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국내휴가 보내기’ 캠페인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20일 각 계열사에 “가급적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7~8월 집중적으로 휴가를 사용하고 해외보다 국내에서 내수 살리기에 동참해달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롯데그룹은 임직원들이 휴가에 연차를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되도록 휴가를 길게 다녀오라는 뜻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별로 하계 휴양소를 운영하고 숙박비를 지원한다.
롯데호텔은 전국 11곳의 체인호텔과 리조트에서 임직원에게 특별할인혜택을 준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정상가 대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내기로 했다.
한화그룹도 ‘올 여름 휴가는 국내에서 즐기자!’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 캠페인은 특히 전통시장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화그룹은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50억 원어치를 구입해 임직원 모두에게 10만 원씩 지급한다.
한화그룹은 임직원들에게 그룹 방송과 사내 통신망을 통해 국내여행을 적극 장려하기로 했다. 여름휴가와 함께 연차휴가도 사용하는 직원에게 30~70만 원 상당의 한화리조트 상품권을 별도로 지급한다.
김승연 회장도 휴가기간에 국내에 머물며 신병치료와 경영구상에 전념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집행유예 상태인데 광복절 특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도 국내여행을 장려하고 내수 살리기에 동참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룹 총수들도 대개 휴가지를 국내로 잡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자택에 머물며 경영계획을 가다듬는다.
금호산업 인수를 앞둔 박삼구 금호아시나그룹 회장과 구조조정에 들어간 포스코의 권오준 회장은 휴가없이 정상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현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