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올해 7년 만에 흑자전환할 수 있을까?
쌍용차는 최근 북미와 중국 등을 거친 해외영업전문가 최종식 부사장을 신임사장으로 내정했다. 올해 러시아 대신 중국 등 신흥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장기적으로 미국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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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식 쌍용차 신임 대표이사 |
13일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한 티볼리는 쌍용차 창사 이래 가장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순항중이다. 출시 한 달여 만에 누적 계약대수가 8천 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 쌍용차의 흑자전환을 낙관할 수 없다. 쌍용차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 경제상황이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는 데다 티볼리 역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쌍용차는 2008년 이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에도 7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내수시장에서 2005년 이후 최대실적을 달성했지만 러시아 등 주력 수출시장의 물량이 줄고 환율의 영향을 받아 적자를 봤다.
쌍용차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쌍용차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2만 대 정도를 팔았다. 2013년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수출 다변화 노력을 통해 중국과 유럽지역 수출이 2013년보다 각각 90%, 30% 증가했다.
쌍용차는 올해 러시아 물량을 상당부문 줄이려고 한다. 대신 서유럽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물량을 2013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쌍용차는 특히 티볼리가 중국과 서유럽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인기가 높은 데다 서유럽시장에서 쌍용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티볼리는 3월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와 4월 상하이모터쇼를 통해 각각 유럽과 중국시장에 선보인다.
최종식 사장 내정자도 쌍용차의 신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 내정자는 1977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 줄곧 수출과 마케팅분야에서 근무한 ‘영업통’이다. 그는 현대차 미주법인 근무 당시 캐나다지역을 담당했다.
최 내정자는 현대차에서 퇴사한 뒤 2007년부터 2년 동안 중국 화태자동차 부총재 겸 판매회사 총경리를 맡기도 했다.
쌍용차 안팎에서 최 내정자가 티볼리 출시로 해외 영업력이 요구되는 쌍용차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미국수출도 내다보고 있다. 이유일 사장은 지난달 "미국시장 진출은 모든 자동차회사의 목표“라며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내정자는 쌍용차가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안에 쌍용차가 흑자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흑자전환하기에 쌍용차의 전체 생산규모가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쌍용차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러시아 수출 부진을 티볼리가 만회하면서 쌍용차는 전체모델 기준 약 16만 대의 생산이 예상된다”며 “이는 64%의 가동률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가동률이 낮아 올해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내년 이후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흑자전환은 디젤버전 등 티볼리의 전체 라인업이 갖춰지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쌍용차는 티볼리 가솔린모델을 이미 출시했으며 수출은 3월 이후 시작한다. 6월에 디젤모델이 출시되고 롱바디 모델은 올해 말 출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