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이 넥솔론과 맺은 1조 원 규모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OCI의 태양광사업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넥솔론과 관련한 우려 해소로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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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현 OCI 사장 |
OCI 주가는 3일 8만3천 원으로 전일 대비 2.09% 상승했다. OCI가 넥솔론 공급계약 해지 사실을 밝히면서 두 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올랐다.
OCI는 지난달 30일 넥솔론과 2009년,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맺은 총 1조533억 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법정관리중인 넥솔론이 회생계획안에 따라 계약해지를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허가했다.
넥솔론은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 제조사로 OCI로부터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아 왔다. 이우정 넥솔론 대표는 이우현 OCI 사장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러나 넥솔론은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8월 자본잠식상태에 빠졌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넥솔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형제 회사인 OCI가 이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우현 사장은 “우회 및 부당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OCI는 지난해 넥솔론에 폴리실리콘을 공급하고 받은 매출채권을 손실처리했고 2천억 원대의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넥솔론이 폴리실리콘 대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계속 공급하면 손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OCI는 이번 1조 원대 공급계약 해지로 추가손실을 막았다. 넥솔론발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OCI 주가 반등도 이제 부담을 덜고 현재 OCI의 사업가치를 반영해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회사인 OCI의 수익성을 감안하면 사업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OCI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 태양광사업은 당분간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해지계약 규모는 2013년 매출 대비 35.64%로 작지 않다. 지난해 해지한 공급계약을 포함하면 매출 대비 42.8%나 된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폴리실리콘 공급이 계약대로 추진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며 “거래선을 바꿔가며 유동적으로 대처하면서 가동률은 100%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새로운 공급처를 발굴했기 때문에 넥솔론 계약해지가 폴리실리콘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신규투자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으로 태양광사업이 위축된 가운데 주 거래처인 넥솔론과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OCI는 지난해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을 연기했는데 올해도 공장증설을 유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OCI는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석탄화학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OCI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현지 합작법인인 마스틸-OCI케미칼을 출범하고 석탄화학제품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자회사 OCI머티리얼즈도 업황호조로 올해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