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가 원달러 환율 약세로 지난해 실적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현대모비스는 환율변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않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 하지만 현대위아의 경우 매출은 늘었으나 환율변동의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다.
두 회사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환율변동 외에도 현대기아차의 생산량 증가와 일본의 엔화가치하락 등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현대모비스, 흑자 규모 확대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이 36조1850억 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13년보다 5.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조706억 원으로 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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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철 현대모비스 사장 |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국내시장에서 원화로 현대기아차그룹과 거래하고 해외의 경우 생산제품을 달러화로 거래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지난해 원화강세를 보였던 환율여건에 영향을 덜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최초로 글로벌 판매량 8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생산과 판매규모가 커진 것도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 흑자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9월부터 시판하는 디젤 승용차량의 환경기준을 자발적으로 높이면서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여주는 값비싼 장치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현대모비스의 실적방어를 이끌었다.
◆ 현대위아, 수익성 악화
현대위아는 지난해 매출 7조5956억 원을 올려 2013년보다 7.1%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0.7% 감소해 5256억 원에 그쳤다.
현대위아는 자동차부품과 산업용 기계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현대기아차에 차량용 엔진과 변속기 등을 납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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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준모 현대위아 사장 |
현대위아는 지난해 차량부품 사업에서 수익성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위아는 현대기아차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차량부품사업에서 매출이 2013년 대비 8.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470억을 거두는 데 그쳐 2013년보다 0.9% 감소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이 30% 수준에 이른다”며 “지난해 원화강세가 이어져 환율영향을 일부 받았다”고 말했다.
산업용 기계사업도 일본기업들과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이 악화됐다. 엔화가치가 하락해 일본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유럽과 중국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기계사업 부진을 극복하려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고 제품의 대외 경쟁력도 과거 대비 많이 향상됐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